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화폐단위를 1000원에서 1원으로 변경하는 등의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 화폐액면단위 변경)’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한은은 리디노미네이션을 검토한 적도, 추진할 계획도 없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지속되는 건 우리 경제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리디노미네이션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박운섭 한은 발권국장이 “언젠가는 리디노미네이션을 해야 한다. 국회가 공론화해 달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한은이 리디노미네이션에 불씨를 지피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리디노미네이션의 여러 기대효과, 장점 등이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고 그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모아지는 것도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 안한다는 입장에 조금도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것과 관련해서는 “아침에 경제부총리가 대외경제장관 회의에서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거기에 덧붙일 사안은 없고, 부총리께서 언급했으니 지켜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긴급 대외경제장관 회의에서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주가·환율 등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나친 쏠림현상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 적절한 안정조치를 통해 시장안정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분기 경제 성장세 반등 여부와 금리인하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은 불확실성으로 남아있지만 2분기 정부 재정이 이뤄지고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 성장률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지금도 당초 흐름대로 (성장 흐름이) 이어가는지 면밀히 보고 있고 앞으로 미·중 분쟁이 어떤 영향을 줄지 꼼꼼히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나오고 미·중 무역분쟁이 불확실해지면서 (금리인하) 의견이 있는 듯 하다”고 언급하면서도 “다음주 금통위에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달 금통위 회의는 31일 열릴 예정이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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