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한국과 미국의 공동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양국이 북한의 미사일을 아직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절제된 ‘로키(low key)’ 대응을 유지할 것이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6일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한미 공동 입장에 변화 없다”고 밝혔다. 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북한의 발사체를 ‘탄도미사일’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트윗을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금까지 한미 당국이 북한의 발사체의 제원·종류 등을 분석하는 중이며, 아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 될 수 있는 탄도미사일로 규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볼턴 보좌관이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탄도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미의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hort-range ballistic missiles)을 시험 발사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며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측면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볼턴 보좌관의 발언이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표현이 볼턴 보좌관의 개인 의견인 것으로 판단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북한의 발사체를 ‘작은 무기들(small weapons)’로 표현하며 볼턴 보좌관의 발언을 진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몇몇 내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몇 개의 작은 무기들을 발사했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이 나와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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