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이 11년 만에 최대 규모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중 무역갈등 고조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외국인 주식자금은 상당 규모 빠져나갔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19년 5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자금은 60억4000만달러 순유입됐다. 지난 3월부터 석달 연속 유입세를 지속한 것으로 2008년 4월(61억5000만달러) 이후 유입폭이 가장 컸다. 
채권자금 유입폭이 커진 것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늘어난 영향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측면에서 채권에 자금이 몰린 것으로도 풀이된다.  
반면 주식 투자자금은 25억8000만달러 순유출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순유출로 전환된 것은 지난해 11월(-1000만달러)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유출폭은 지난해 10월(-40억3000만달러)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미·중 무역갈등 이슈로 주식시장이 불안정해진 탓이다.  
채권과 주식자금을 합한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는 34억6000만달러 순유입됐다. 지난해 1월(52억2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를 나타냈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 1168.2원에서 지난달 1190.9원까지 올라갔다가 이달 들어 다시 1180.4원(11일 기준)으로 떨어졌다. 환율 변동성은 다소 커졌다. 지난달 중 원·달러 환율 변동폭은 전일 대비 3.5원(0.30%)으로 4월(3.3원, 0.30%)보다 더 확대됐다.  
외환스왑레이트(3개월)는 양호한 외화 유동성 등의 영향으로 지난 11일 기준 -1.2%로 지난 4월(-1.38%)보다 0.18%포인트 상승했다. 통화스왑금리(3년)는 국고채 금리 움직임에 따라 같은 기간 0.95%에서 0.71%로 0.24%포인트 떨어졌다. 
국가의 신용 위험도를 나타내는 외평채 5년물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지난달 35bp(1bp=0.01%p)로 전월(32bp)보다 소폭 상승했다. CDS는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으로 프리미엄이 높아질수록 부도위험도 커진다는 얘기다.  
국내은행의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63bp로 전월(49bp)보다 14bp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예비적 외화자금 확보 수요와 차입기간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금리가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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