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형 펀드가 투자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단기 상품에 쏠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단기 부동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국내 증시 변동성도 지속될 수 있어 당분간 채권 선호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전체 채권형펀드에는 1934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1802억원이 늘었고 해외 채권형펀드는 132억원이 순유입됐다.

국내·외 채권형 펀드 설정원본은 116조173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전 거래일보다 2293억원 증가했다. 순자산총액은 119조496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887억원 늘었다.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115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들어 최고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중이다.

수시로 자금을 넣었다가 뺄 수 있는 MMF에도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 증시가 불안할 때 자금을 단기 부동화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된다.

지난 14일 기준 MMF에는 1조367 4억원이 순유입됐다.

설정 원본액은 116조1733억원으로 2293억원 늘었으며 순자산총액은 1조3844억원 늘어난 117조979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 유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닷새만에 216억원이 순유입됐지만 해외 주식형 펀드는 315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이틀 연속 순유출됐다.

국내·외 주식형 펀드 설정 원본액은 80조2902억원으로 969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자산총액은 78조7862억원으로 2176억원 감소했다.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말 기준 80조9000억원에서 이달들어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출됐다. 또 지난해 5월 80조4000억원 이후 가장 적은 규모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채권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활발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예상보다 더 길어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욱 심화될 경우 신흥국 채권시장의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고 이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신영증권 오광영 연구원은 “최근 들어 미국 및 유럽 등의 선진국뿐만 아니라 연초 이후 자금이 유입되던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도 투자자금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며 “반면 채권형펀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신흥국 채권형펀드로도 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오창섭 연구원은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신흥국에서 투자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다”며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 유출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