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일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들에게 “평화를 만들어내고 남북 간 동질성을 회복해서 다시 하나가 돼 나가고 하는 과정에 기독교계가 좀 더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기독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오찬자리는 사회 각계각층과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먼저 기독교계에 “평화를 위한 역할을 해주셨으면 한다”며 “기독교에서 이미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 북한과의 종교 교류 등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17년까지 이어진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 상황을 언급하며 “이후 1년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평화와 비교만 하더라도 우리가 가야될 길이 어딘가라는 것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사회 통합에 기독교가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것은 통합”이라며 “과거처럼 독재·반독재, 민주·비민주 아니라 함께 새로운 시대를 향해서 손잡고 나아가는 통합의 시대, 통합의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그것이 잘 되는 것 같지 않다”며 “정치가 해야 될 책무입니다만 정치가 스스로 통합의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으니 종교계에서, 특히 기독교계에서 정치를 위해 더 이렇게 역할을 해 주신다면 정말 고맙겠다”고 요청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초청 대상자는 제대로 인가된 신학대학을 졸업한 분들이 목회자로 있는 교단들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아울러 교단의 역사성도 함께 반영됐다고 한다.
오찬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소속 이승희 목사(합동), 유낙준 대한성공회 의장주교와 김필수 한국구세군 사령관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 총 14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사회에서 기독교가 차지하는 비중 영향력이 아주 크다”며 기독교가 우리 사회 발전에 이바지해 온 역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체를 국민들이 주권을 갖는 민주공화정으로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큰 역할 했다”며 “대한민국의 독립에 기독교가 큰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해방 이후 근대화, 산업화, 경제발전과 함께 민주주의와 인권 발전에도 큰 역할 해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독립과 경제발전, 민주주의, 인권, 복지 등에 헌신해주시고 이끌어주신 대표분들께 감사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승희 목사는 답사를 통해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들의 회동을 보면서 참 큰 감동을 받았다”며 “그 감동이 한반도 평화 통일로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 되기를 앞으로도 계속 기도하겠다”고 했다.
또 “나눠진 국민 마음을 하나로 묶고 통합하는 일에 정부와 국민 사이 소통 창구가 됐으면 좋겠다”며 “그것을 위해 기도할 것이고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이달 말 불교계 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할 예정이다.
박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