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을 이어가면서 하반기부터 기관은 물론 개인들의 해외 투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에도 미중 무역협상 장기화 등의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어 달러자산으로 대표되는 안전자산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자의 외화 채권 매수 금액은 42조148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70.2% 증가한 수치다. 
외화 채권 매수액에서 매도액을 뺀 순매수 금액도 올해 상반기 7조6473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5조5953억원 대비 36.7% 올랐다. 유럽이 34조4581억원으로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졌고 뒤를 이어 미국에 대한 투자금이 7조754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해외주식 매수 금액은 11조1658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8조6134만원보다 약 29.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매수금액은 1조3284억원으로 462.4% 증가했다. 
이중 미국 주식 매수액은 8조248억원, 71.4%의 비중을 보였다. 종목별로는 아마존이 1조1347억원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주식 및 채권 매수가 증가하면서 국내 외화증권 보관액은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외화증권 보관액은 47조3182억원에 달한다.  
하반기에도 국내 기관과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는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안 요소로 꼽혀왔던 미중 무역협상이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았지만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고 중동 정세가 급변하는 등 불안감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내 고액자산가들도 올해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하며 해외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으로 확인됐다.  
삼성증권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 4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 6월 11일부터 20일까지 전국 8개 지역에서 진행한 ‘해외투자 2.0’ 세미나에 참석한 예탁자산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260명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설문에서 고액자산가 중 64.1%는 하반기에 불확실성의 확대로 달러채권을 포함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추세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의 유망자산을 묻는 질문에 17.1%의 응답을 기록했던 미국주식은 하반기에는 30.9%로 크게 증가했다. 
또 응답자의 58.7%는 현재보다 해외투자 비중을 늘릴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삼성증권 유승민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대해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간 금리역전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감안한다면 미국 주식과 달러채권을 포함한 달러자산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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