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미술관은 11일부터 10월13일까지 경기도미술관-가오슝미술관 교류 주제전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Moving&Migration)’를 연다고 8일 밝혔다.  
이 전시는 경기도미술관이 해외 기관과의 협업으로 매년 개최해온 국제전의 하나로 올해는 대만 가오슝미술관과 ‘이주’라는 공통 주제어를 기반으로 공동기획했다. 
대만 가오슝미술관에서 2월23일~5월19일 1차 전시를 연 뒤 경기도미술관에서 여는 두 번째 전시다. ‘이주’라는 주제어를 놓고 한국과 대만에서 고민하고 공유하던 내용을 19명의 예술가들이 작업해 밀도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 
두 나라에서 초청된 작가들은 다양한 이력의 예술가로, 사진·조각·영상·설치 등 10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경기도미술관에서 바라본 ‘이주’라는 공통 주제어는 1980년대부터 본격화된 이주노동, 결혼이주, 그리고 난민 수용을 둘러싼 국민적 논의 등 한국의 시대적 현실과 이주에 엮인 다양한 현상에 기반한다. 한국과 대만 작가들은 스스로가 이주민이자 관찰자로서 이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재생산하는 감상적 진단·피상적인 조명을 경계하고, 오늘날 다양한 이주 상황들에 대한 다층적인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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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분단, 재개발로 인한 타율적 이주에서부터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능동적인 행위로서의 이주를 상상하며 이주의 단면과 개별 존재의 특이성에 주목한다. 신자유주의 경제 속에서 소외된 면면을 들여다보면서 인간의 이주는 물론 식물과 물질의 이주도 함께 다룬다.  
전시 제목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는 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김현미 교수의 저서 제목으로, 저자의 동의를 얻어 인용했다. 전시는 책의 재현이 아니지만, 불안의 이미지로 각인된 ‘그들’의 이주를 ‘우리’ 스스로의 상황으로 전환하며 결국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찾으려는 동일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한편, 경기도미술관은 올해 ‘아시아현대미술프로젝트’ 국가로 대만을 지정했다. 일제 식민지배라는 역사적 경험, 다문화사회로 향하는 갈등과 공존의 노력, 독재와 민주화, 국가주도 산업화 등 한국과 유사한 역사 체험을 갖고 있지만 다른 인접국가들 보다 상대적으로 이해가 부족한 대만과의 다양한 교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황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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