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대 지역협력지원센터장 산업경영학과 교수 박형근
신안산대 지역협력지원센터장 산업경영학과 교수 박형근

여행을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여행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그들의 답변은 다양하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이 하나 있는데 ‘여행은 힘들고 피곤하다’는 것이다. 여행은 떠나기 전부터 피곤하고 떠나는 중에도 피곤하며 돌아오고 나서도 피곤하다. 여행자들은 ‘피곤하지 않는 여행은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감수하면서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행의 이유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르고 여행하는 목적만큼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편함과 당혹스러움 사이에서 벼락처럼 내리는 행복을 맛보기 위해서이다. 눈물이 나올 것 같은 푸른 바다, 그 앞에서 느끼는 해방감, 혀를 마비시킬 것 같은 맛있는 음식, 그것을 먹으며 느끼는 황홀감 등의 매혹 때문에 힘든 것을 물리치고 여행을 하는 것이다. 또한 여행을 떠나는 목적에 대해서 물으면 어떤 사람은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여행을 떠났습니다.”
“모든 것을 지우개로 박박 지워버리고 싶어서요. 단지 그것 때문에 여행을 떠났습니다.”
숲을 보고 있으면 인간의 운명이라는 것이 보잘것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한평생을 바쳐도 저 빽빽한 숲의 나무 한 그루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여행을 하게 되면 우리는 나무 한 그루에 대해서도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우리가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영어 문법, 수학 공식 등 많은 것을 배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가치 있는 것은 여행에서 배우는 것이다. 우리는 왜 북극곰의 개체 수를 걱정해야 하며, 넬슨 만델라가 왜 존경을 받는지, 선물이 다른 사람의 기분을 왜 좋게 하며 나를 뿌듯하게 하는지를 여행을 통해서 배우게 되고, 그 배움을 생활 속에서 작은 것이나마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이 나를 좀 더 인간다운 인간으로 만들어 주고 있으며, 지금 내 인생을 훨씬 더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어느 잡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시한 ‘행복 10계명’에서 첫째 계명은 자신의 인생을 살면서 타인의 삶도 존중하라는 것이었다. 그 계명을 잘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여행을 하면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더불어 사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예의가 우리를 얼마나 인간답게 만들어주는지를 알게 된다. 둘째 계명은 타인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다. 남을 무조건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것도 병이다. 사람은 의심하면 반드시 의심할 일이 생기는 법이다. 셋째 계명은 조용히 앞으로 나아가라는 것이다. 자신의 목표나 계획을 여기저기 떠벌리기보다 묵묵히 의연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가는 것이다. 누군가의 이목이나 평가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을 믿으며 자신의 길을 걸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넷째 계명은 삶에 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식사 때 TV를 끄고 식사에 집중하거나 혼자서 조용히 마음을 들여다보는 고요한 시간을 가져본다. 다섯째 계명은 휴일에는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이다. 함께 즐거운 활동을 해도 좋고, 쉬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여섯째 계명은 젊은 청년들에게 가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라면 더욱이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 청년들이 건강하고 생산적일 때 사회도 역시 건강해진다. 일곱째 계명은 자연을 존중하고 보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왔으며 곧 자연으로 돌아갈 것을 안다면 자연을 아끼는 일에 소홀할 수 없을 것이다. 여덟째 계명은 부정적인 태도를 버리는 것이다. 부정적인 태도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 순간 최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라. 아홉째 계명은 개종시키려 하지 말자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믿는 종교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사람은 모두가 다른 생각을 하며 살아가므로 타인의 생각까지 내가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열째 계명은 평화를 위해 일하자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전쟁과 공포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싸움은 절대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평화야말로 세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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