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영향으로 지난달 수출금액지수가 3년5개월 만에 가장 큰 폭 하락했다. 수출가격이 큰 폭 하락한 탓에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9개월째 내리막을 타며 4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6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103.65(2015=100)로 전년동월대비 15.5% 하락했다. 지난 2016년 1월(-18.1%) 이후 3년5개월 만에 하락폭이 가장 큰 것이다. 수출금액은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째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수출금액지수가 지속 내려앉고 있는 건 반도체 업황 부진의 영향이 크다. 지난달 반도체를 포함한 집적회로의 수출금액이 전년동월대비 23.3% 하락했다. 5월(-29.8%)에 이어 큰 낙폭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의 수출금액은 전년동월대비 24.1% 내려갔다.

수출물량지수도 7.3% 빠져 두 달 연속 감소세였다. 액정표시장치(LCD) 등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에서 8.7% 하락했고 석탄 및 석유제품도 12.6% 내렸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에서 집적회로의 수출물량은 21% 늘어 증가세를 유지했다. 운송장비는 1.8% 증가했다.

수입물량과 금액도 두 달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수입물량지수는 주로 원유 등 광산품이 12.7% 빠진 데에 영향을 받아 전년동월대비 6.7% 하락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도 14.1% 감소했다. 수입금액도 10.8% 내려갔다. 마찬가지로 광산품(-16.6%)에서 낙폭이 크게 나타났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 및 장비도 15.4% 감소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9.96으로 전년동월대비 4.6% 내려갔다. 지난 2017년 12월(-3.5%)부터 19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수 기준으로는 2014년 8월(89.69) 이후 4년10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수출가격(-8.8)이 수입가격(-4.4%)보다 더 크게 하락한 영향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상품 1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줄어든 것으로 교역조건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 부진과 글로벌 수요 둔화세가 확산되며 전반적으로 수출과 수입이 모두 부진해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도 수출물량과 순상품교역조건이 모두 하락한 탓에 전년동월대비 11.6% 떨어진 95.62를 나타냈다. 지난 2월(88.70)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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