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축구를 하며 받았던 큰 사랑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중·고교 시절 합숙비 마련이 어려울 정도로 어렵게 선수생활을 했던 것도 기억이 나서 저 같은 처지인 꿈나무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최근 용인시인재육성재단에 축구꿈나무들을 위해 써달라며 5억원의 ‘통큰 기부’를 한 이정수 전 축구 국가대표(39)는 오히려 수줍음을 감추지 못했다.
경남 남해에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축구를 하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용인에 올라온 그는 풍족하게 먹지도 못했고 때로는 합숙비를 마련하느라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며 그 때마다 어렵게 뒷바라지 하시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고 축구선수로서의 꿈을 키웠다고 했다. 
용인의 꿈나무들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포곡초 6학년 때 제1회 전국선수권대회 준우승을 했다. 포곡읍 일대서 온 주민들이 두 팔을 벌려 환영하며 카퍼레이드까지 해주셨다. 나의 축구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며 “그래서 모교인 포곡초와 어정초에도 각각 1억원씩을 기부했다”고 말했다. 
태성중을 거쳐 이천실고로 진학한 그는 이천실고가 금석배와 대통령배의 2관왕을 한 주역으로 활동했다. 고교시절 이미 청소년대표로 발탁됐고, 축구명문 경희대를 거쳐 안양 LG 치타스, 인천 유나이티드 FC, 수원 삼성 블루윙즈 그리고 최근까지 미국의 살럿 인디펜던스에서 선수로 활동했다. 
2010 제19회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혼자 두 골을 넣어 대한민국 첫 원정 16강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그리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에 5억이라는 축구꿈나무장학금은 재벌도 하기 어려운 기부가 아니냐는 물음에 “큰 돈이지만 축구에 인생을 묻은 제가 뭘 못하겠냐”며 이제 수련을 거쳐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후배들을 양성하겠다는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탤런트 한태윤(37)과이 사이에 얼마 전 쌍둥이를 얻어 세 딸을 두고 있다.
용인 = 장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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