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1871~1922)의 대표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0권 세트)가 나왔다. 사단법인 올재가 선보이는 ‘올재 클래식스’ 31번째 시리즈다. 
1세대 불문학자 김창석(1923~2013) 시인이 30년을 쏟아 국내 최초로 완역했다. 
프루스트는 이 작품 하나로 세계 문학사에 큰 획을 그었다. 의식의 흐름을 묘사하는 신 문학의 길을 열었다. 소설 양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현대소설의 창시자’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잘게 쪼갠 시간에 따른 의식의 흐름을 극세밀화처럼 묘사했다. 
1인칭 고백 형식으로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을 담았다. 프랑스 제3공화정 시대의 귀족·부르주아 풍속사가 펼쳐진다. 1919년 공쿠르 문학상을 받았다. 
 “잠자러 올라갈 때, 나의 유일한 위안은, 침대에 들어가 있는 나를 포옹해 주려고 어머니가 오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 밤 인사도 잠시에 지나지 않고, 어머니가 금세 내려갔기 때문에, 어머니가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려오고 2층 방문의 복도에 밀짚으로 짠 조그마한 술을 늘어뜨린 푸른 모슬린 정원복 자락이 스치는 소리가 들려오는 순간은, 나에게 정말 숨 막히도록 괴로운 순간이었다. 그것은, 그것에 뒤따라올 순간, 어머니가 나의 곁에서 떠나 다시 내려가는 순간을 알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어머니가 오기까지의 휴식 시간을 연장시키려고, 그토록 학수고대하는 저녁 인사가 될 수 있는 한 늦게 오기를 바라게 됐다”(1권 중)
“나는 나의 친구 블로크를 얼른 알아보기 힘들었다. 게다가 지금 필명뿐만 아니라, 자크 뒤 로지에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다. 나의 친구 블로크가 완전히 끊어버린 듯 싶은 ‘이스라엘의 사슬’이나, ‘그리운 헤브론의 골짜기’ 냄새를 그 이름에서 맡으려면, 나의 할아버지 같은 후각이 필요했을 거다. 사실 영국풍의 멋이 그의 용모를 일변시켜 지울 수 있는 걸 죄대 대패질해 버렸다. 전에는 곱슬곱슬하던 머리털을 한복판에 가리마를 내어, 납작하게 붙여 코스메티크를 발라 윤을 내고 있었다. 코는 여전히 크고 붉었으나, 오히려 만성감기 같은 병 때문에 부은 것처럼 보였다”(10권 중)
매분기 나오는 올재 클래식스는 종당 5000권을 발행한다. 4000권을 권당 2900원에 6개월간 한정판매한다. 나머지 1000권은 시골 공공 도서관, 벽지 학교, 군 부대, 공부방, 교정 기관 등에 기증한다. 
기부자들의 정기후원금을 모아 제작비 상당액을 마련했다. 총 4040쪽(1권 505쪽, 2권 378쪽, 3권 510쪽, 4권 322쪽, 5권 327쪽, 6권 344쪽, 7권 363쪽, 8권 355쪽, 9권 324쪽, 10권 555쪽)이다.
이순재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