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충돌 사건 등에 대한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29일 경찰에 출석했다.
우 의원은 조사에 앞서 “소환 요구를 받은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특권의식을 버리고 당당히 조사에 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경찰 출석조사에 응하기 위해 오후 1시50분께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선 우 의원은 “경찰의 소환요구를 받고 출두하게 됐다”며 “제게 적용된 혐의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한 모욕죄, 패스트트랙 당시 의안과 앞에 가 있었다는 것 두 가지”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나 원내대표에 대해 했던 말은 사실 정치권에서 있을 수 있는 비유적 표현인데 고발은 과도한 것 같다”며 “패스트트랙 관련해서도 법안을 정상적으로 접수하려는 의원들을 물리적으로 막은 것이 자유한국당과 그 보좌진인데,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고발한 행위는 부당하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그러나 경찰의 소환 요구가 왔기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정정당당히 조사를 받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출석 이유를 밝혔다.
그는 출석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향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우 의원은 “국회의원을 감금해 정상적으로 회의에 가지 못하게 하는 일에 연루된 분, 사개특위(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정개특위(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의원이 참석하지 못하도록 물리적으로 방해한 의원들은 자신들이 만든 국회 선진화법에 의거해 당당히 조사를 받아야한다”며 “더이상 대한민국 법을 무력화하지 않도록 반드시 출두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인 지난 4월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의안과 앞에서 벌어진 몸싸움과 관련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로 고발됐다.
또한 지난 4월2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제가 볼 때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금 좀 미친 것 같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데 올인 해 비이성적으로 모든 의사일정을 방해하는 건 너무 심하다”고 언급해 자유한국당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우 의원은 이날 조사를 통해 관련 혐의에 대해 충분히 소명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우 의원은 패스트트랙 관련 고소·고발건과 관련해 경찰에 출석한 아홉 번째 의원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의 백혜련, 표창원, 윤준호, 송기헌, 홍영표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경찰에 출석했고 이날 오전에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 이종걸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영등포경찰서를 찾았다.
경찰은 국회 의안과 앞에서 벌어진 충돌 상황과 관련해 지난 22일 여야의원 20명을 상대로 출석을 요구했다. 정당별 출석 대상 국회의원 숫자는 더불어민주당 11명, 정의당 1명, 자유한국당 8명 등이다.
이와 별개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감금 혐의로 고발된 자유한국당 의원 13명에 대해서는 재출석 요구에 나섰다.
이 가운데 엄용수, 여상규, 정갑윤, 이양수 의원의 경우 세번째 출석 요구를 받았다. 다른 이들은 두차례 출석 요구를 받았다.
현재 경찰은 패스트트랙 충돌과 관련해 수사기관에 접수된 20건의 고소·고발건 중 18건을 수사 중이다.
경찰이 수사 중인 피고발·고소인은 총 121명이며, 이 가운데 109명이 현직 국회의원이다. 한국당 소속 의원이 59명으로 가장 많고 더불어민주당 40명, 바른미래당이 6명, 정의당 3명, 무소속 1명 등이다.
박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