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30일 원내대책회의와 관련 상임위에서 문재인 정권의 외교안보 정책을 일제히 비판하고 청와대를 겨냥한 파상공세를 펼쳤다.
한국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나 중·러 군용기 영공 침범, 일본 경제보복 등 잇단 악재의 원인을 정부의 무능한 외교안보 정책 때문인 것으로 보고 이러한 사태의 모든 책임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렸다. 특히 정부의 미숙한 대응을 질타하면서 핵무장론도 다시 꺼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풍전등화, 백척간두의 위급한 안보 상황 그리고 경제위기인데 사실상 청와대나 정부가 방향을 잃고 ‘멘붕상태에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보인다”며 “이번 국방, 운영, 정보, 외통위에서는 외교안보 위기에 대한 원인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응방향을 제시하겠다. 아무래도 문제의 중심은 청와대에 있는 만큼 청와대에 집중 질의할 예정”이라고 집중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지금 안보위기는 사실 김정은의 ‘평화 노쇼’로 인해서 일어나는 위기가 그 중에 하나, 큰 위기라고 생각한다”며 “김정은의 평화 노쇼에 보증인 노릇한 문재인 대통령은 사실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며칠 전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북한 소형 부업선과 선원 3명을 송환하기로 한 정부 방침에 대해 “국민들께서는 ‘이번 건도 의심스러운 점이 너무나 많다. 그런데 하나도 제대로 풀리지 않았는데, 서둘러 돌려보냈나. 우리 선원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11일 만에 귀환했는데, 이렇게 하는 건 서로 형평에도 맞지 않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을 하고 계신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것도 역시 김정은 눈치 보기 아니냐’ 라는 시선을 거둘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총체적 외교안보의 문제점, 무능 이런 것들은 어떻게 보면 다 청와대가 중심이 되었고 또 그 중심에 대통령이 계셨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부처를 무시하고 청와대가 정책을 주도하고 또 외교안보라인에도 능력과 실용보다는 코드인사를 중시해왔다. 한일관계가 뜨겁게 달아올랐을 때 청와대에서는 친일, 반일 프레임으로 국민을 양분했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수석은 “많은 전문가들이 모든 게 청와대 주도의 외교다. 그래서 외교안보라인 부처들의 전문가가 모여 있고 경험이 많은 행정부처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이은재 의원은 “일본은 말로만 독도를 떠들지만 러시아는 독도 영공을 침탈했음에도 영토주권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은 침묵하고,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을 강행하며 문 대통령에 대해 직접적인 협박과 경고를 해도 꿀 먹은 벙어리마냥 가만히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 안보는 한반도 운전자는 고사하고 북한, 중국, 일본, 러시아 급기야 미국으로부터도 외면당하는 그야말로 완전 ‘동네북’으로 전락했다”며 “이러한 외교안보 참사는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외교·안보 참사를 고리로 대여(對與) 공세가 이어졌다.
유기준 의원은 “독도 부근에 있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영공을 러시아와 중국의 군용기가 침범했는데도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열리지 않았다”며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외국의 항공기, 특히 우리가 상대국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러시아의 군용기가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해온 것은 처음인데 이렇게 중요한 것에 대해서 왜 이렇게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하는 자세를 보이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정양석 의원은 군 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사거리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오히려 역설적으로 보면 결국 지소미아가 필요한 게 일본 측으로부터 이런 군사정보를 받는 게 북한이 쏘는 핵미사일위험에 대해서 탐지하고 추적하는데 필히 필요한 협정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또 “지소미아를 폐기하면 결국 우리가 외교적으로 고립될 수 있는 게 아니냐”라며 “특히 우리가 지소미아를 폐기를 한다고 했을 경우, 한미동맹차원에서 신뢰성에 대해서 미국이 의구심을 강하게 가질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가 카디스와 영공을 침범해오고 일본하고의 사상최악의 관계 속에서 외교적인 고립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민봉 의원은 “지금 북한이 대한민국에 대하는 태도에서 대한민국의 존재를 무시하고 패싱하는 현상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통령이 작년 11월 제주도 감귤을 보낸 것에 대해 북한 내부적으로는 전리품이라고 했는데 지금 대한민국에 적대감을 표시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민국의 자존감을 어떤 식으로 국민에게 보여줄 것이냐”고 따졌다.
정진석 의원은 “일본이 경제보복카드를 꺼내든지 한 달 가까이 되는데 정부가 나름대로 움직이면서 대처를 하고 있지만 사태 수습을 위한 진전이 지금 안 보인다”며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의 태도를 보면 우방국인 미국이나 일본으로부터 과연 한국이 전통적인 동행협력 관계인 한미일 삼각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려는 그런 이해를 가지고 있느냐, 아니면 여기에서 다소 이탈해서 다른 변형된 안을 추구하고 있느냐는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들이 많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원유철 의원은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실험 발사와 관련, “대한민국은 북한의 핵(核)인질이 될 수 있다”며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서, 핵위협이 해소될 때까지라도 우리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처럼 한·미가 핵공유 하는 것을 테이블에 놓고 미국과 협상을 벌여야 한다. 일종의 ‘한국형 핵무장’을 제안해서 미국과 진지하게 협의를 해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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