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여·수신금리가 뚝 떨어지며 다시 ‘초저금리’ 시대에 들어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 하락해 2%대 중반을 향해갔고 예금금리에 이어 적금금리도 1%대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6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19%p 내려간 2.74%(신규취급액 기준)를 나타냈다. 지난 2016년 8월(2.70%) 이후 2년10개월 만에 최저치다. 하락폭은 지난 2015년 3월(0.27%p) 이후 가장 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금리인상 직전인 지난해 10월 3.31%로 정점을 찍은 뒤 11월부터 8개월 연속 하락했다.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지난 4월(2.98%)부터는 2%대에 진입했다.

지난달에도 주요 지표금리인 은행채(AAA) 1년물, 3년물, 5년물 금리가 각 0.13%p, 0.16%p, 0.18%p씩 떨어져 대출금리 하락에 영향을 줬다. 이달 단행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사전에 반영된 영향으로 어느 때 보다 낙폭이 크게 나타났다.

집단대출 금리도 2%대로 내려갔다. 전월대비 0.43%p 하락한 2.85%을 기록해 마찬가지로 2016년 8월(2.79%) 이후 2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4.23%로 0.17%p 급락했다. 보증대출(3.20%), 소액대출(4.55) 금리도 각 0.23%p, 0.10%p 하락했다.

이에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대비 0.24%p 하락한 3.25%를 나타냈다. 2015년 4월(0.25%p) 이후 최대폭 하락한 것이다. 금리 수준은 지난 2016년 11월(3.20%) 이후 최저치였다. 기업대출 금리도 전월보다 0.09%p 떨어져 3.38%로 집계됐다. 대기업은 0.09%p, 중소기업은 0.08%p 하락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금리를 합한 전체 대출평균 금리는 0.13%p 하락한 3.49%를 나타냈다.

예·적금 금리는 1%대로 접어들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90%로 내려가 지난 2017년 10월(1.79%) 이후 1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정기적금 금리도 전월 2.01%에서 1.99%로 0.02%p 하락했다.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금융채 등을 중심으로 0.14%p 하락한 1.75%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9월(1.64%) 이후 1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전체 저축성 수신금리는 전월대비 0.07%p 떨어진 1.79%를 나타냈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내려가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70%로 전월보다 0.06%p 축소됐다. 은행들의 수익과 연관된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2.28%로 전월대비 0.01%p 좁혀졌다. 이는 지난 2017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수신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을 제외하고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에서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상호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2.55%로 전월대비 0.19%p 올랐다. 고금리 정기예금 유치 노력 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됐다. 대출금리는 상호저축은행과 신협에서는 상승했고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에서는 하락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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