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오랫동안 생각한 주제다. 나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주제였다. 이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해보고 싶은데 언제가 될지 싶었다. ‘우리들’은 어린 친구들이 감정을 주고받으면서 싸우고 상처받는 이야기다. ‘우리집’에서는 아이들이 힘을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윤가은(37) 감독이 영화 ‘우리집’을 이렇게 소개했다.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가족 문제를 풀기 위해 어른들 대신 나선 동네 삼총사의 이야기다.
윤 감독은 데뷔작 ‘우리들’(2016)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국내외 30여개 영화상을 휩쓸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이의 눈높이에서 복잡미묘한 인간심리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우리들’은 개봉할 수 있을지 몰랐다. 예상 밖의 호평을 받았다. 당시 반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음 작품을 할지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어떻게 해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주변의 선배 감독들을 만날 때마다 두번째 작품을 해야 할지 물어보고 다녔다. 다들 고민하지 말고 무조건 빨리 찍으라고 했다”
부부 갈등은 자녀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불안과 공포감을 유발하며, 심할 경우 가족해체로도 이어진다. 
그녀가 생각하는 좋은 집은 어떤 것일까. “가족끼리 화목하게 다툼 없이 지내야 좋은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편집하면서 아이들이 같이 있는 텐트가 진짜 집이라고 생각했다. 마음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가족 구성원이 겉으로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서로 알아주고 이해해줄 수 있는 공간이 진짜 집이 아닐까 싶다”
향후 계획을 묻자 윤 감독은 “아이들 이야기를 평생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촬영을 하면서 새롭게 마음먹은 부분이 있다. 내가 아이일 때 못했던 이야기를 이제서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 앞으로도 어린이들의 실질적인 고민이 담긴 영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다른 쪽에도 관심이 많다. 성인들 이야기도 함께 해나가고 싶다” 고 전했다.
한편 영화 ‘우리집’은 어린이배우 김나연, 김시아, 주예림, 안지호 등이 출연했다. ‘우리들’ ‘용순’ ‘홈’ ‘살아남은 아이’를 만든 제작사 아토ATO와 ‘우리들’에 참여했던 스태프가 의기투합했다.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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