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예산안 편성 당정협의회에서 이인영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예산안 편성 당정협의회에서 이인영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13일 내년 예산안에서도 확장적 재정기조를 유지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룬 가운데 여당에서는 내년 예산을 510조~530조원까지 확대 편성해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1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로 편성키로 했던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 예산도 2조원+α로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당정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협의를 갖고 내년 예산안에서도 확장적 재정기조를 유지하면서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관련 예산을 적극 반영키로 했다.
윤관석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당정협의 뒤 기자들과 만나 “경기대응과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확장적 재정 기조를 운영키로 했다”며 “예산의 집중성과 시급성을 반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과 관련해 부품·소재 산업 관련 지원 예산을 발굴해서 반영키로 했다”며 “1조원+α를 하기로 했는데 관련 예산을 발굴해야 하니까 α를 키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당정협의에서 민주당은 확장적 재정기조 유지를 강하게 주문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내년 예산 규모를 510조~530조원까지 키울 것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469조6000억원인 올해 예산보다 8.6~12.9%까지 증가한 것이다. 각 부처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기금 총지출 요구 규모인 498조7000억원보다도 2.3~6.3%까지 확대된 것이다.
당정협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세수가 많이 남았는데 균형재정도 아니고 긴축재정을 한 것 아니냐, 대외적 여건도 어렵고 경제도 하방국면인 위험한 상황이니까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등의 맥락에서 530조원까지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예산당국인 기재부는 재정건전성 문제를 들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다른 참석자는 “기재부는 액수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고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재정건정성 자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재정균형도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지 않냐”며 “올해는 세수 자체가 크게 증가할 여력이 없다보니 큰 폭의 재정 적자를 감내해야 하니까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여당 내에서도 “예산만 늘리면 뭐하냐. 실제 집행이 잘되는게 중요하다”는 반대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 예산과 관련해서는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에서 적극적으로 개진되면서 1조원+α를 2조원+α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정부에서는 무조건 예산만 많이 잡아놓는다고 다 소진될 수 없는 부분도 있고 산업쪽을 쭉 둘러보고 있는 입장에서 1조원 정도 예산을 편성해볼까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이에 대해 당은 그렇게 해서는 안되고 2배 이상 편성해서 바로 대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윤 수석부의장은 “오늘 당정협의는 수치를 갖고 한 것은 아니었고 내년 예산편성 기조와 주요 내용 및 근거 등을 정부로부터 보고받고 각 상임위별 예산을 질의 및 건의하는 자리였다”며 “나머지 부분은 상임위서 논의해서 추후 다시 당정협의를 갖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창희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