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금액지수가 8개월 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반도체 가격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 등이 하락한 영향이다. 수출가격이 큰 폭 떨어진 탓에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0개월째 악화일로를 걸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수출금액지수는 110.03(2015=100)로 전년동월대비 10.1% 하락했다. 지난해 12월(-3.7%) 이후 8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수출금액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간건 반도체 업황 부진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금액이 전년동월대비 22.8% 하락했고 그중 반도체 등 집적회로의 수출금액은 25.5% 내려갔다.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 수출금액도 10.2% 빠졌다. 화학제품과 제1차 금속제품도 각 7.7%, 9.7% 떨어졌다. 다만 수출금액지수 하락폭은 전월 수준(-15.6%)보다는 축소됐다. 승용차를 중심으로 한 운송장비 수출금액이 전년동월대비 14.9% 오른 영향이 컸다.
수출물량지수는 0.7% 내려갔으나 전월(-7.3%)보다는 하락폭이 줄었다. 운송장비(15.9%)와 화학제품(5.4%) 등의 수출물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반도체 등 집적회로의 수출물량도 26.8% 늘었다. 액정표시장치(LCD) 등 평판 디스플레이 수출 부진으로 전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품목은 4.3%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운송장비 등 일부 품목의 수출물량 증가로 수출물량지수 하락폭이 전월보다 축소됐다”며 “가격요인이 크게 작용하면서 전반적으로 무역지수가 하락했지만 6월에 비해서는 나아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수입물량지수는 4.4% 올라 지난 4월(1.9%) 이후 석 달 만에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수입물량지수 상승을 견인한 건 가솔린 승용차 등 운송장비(13.5%),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11.6%), 섬유 및 가죽제품(15.4%) 품목 등이었다. 반면 기계 및 장비의 수입물량은 전년동월대비 12.8% 하락해 내림세를 지속했다. 
설비투자 조정으로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 등이 감소한 탓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한은은 전했다.
수입금액지수는 지난 5월부터 석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원유 등 광산품(-11.8%)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2.8% 떨어졌다.
수입가격보다 수출가격이 더 크게 하락하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91.96)으로 전년동월대비 2.8% 내려갔다. 지난 2017년 12월(-3.5%)부터 20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상품 1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줄어든 것으로 교역조건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수 기준으로는 지난 4월(92.15)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며 소폭 개선된 모습이었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과 순상품교역조건이 모두 하락한 탓에 전년동월대비 3.5% 떨어졌다.
안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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