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컸나, 90년대에 멈춘 영화… 뤽 베송 감독 ‘안나’
기대가 컸나, 90년대에 멈춘 영화… 뤽 베송 감독 ‘안나’
  • 경기매일
  • 승인 2019.08.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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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실을 계속해서 오가는 영화의 흐름은, 반전에 반전을 꾀하는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 요소를 적절하게 사용했을까, '글쎄?'라고 답하고 싶다.
영화 '안나'는 5년 뒤, 3년 후, 6개월 전 등 끊임없이 시간을 오간다. 이러한 플래시백은 적절하게 배치됐을 때 극에 흥미와 재미를 더한다. '안나' 역시 플래시백을 통해 극의 초중반까지 활력과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후반부로 들어서며 더 잦아지는 시점의 이동과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맥락의 균열은 관객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반전의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고자 한 영화적 장치였으나, 좀 더 절제되면서도 빈틈없이 활용됐다면 훨씬 설득적이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작품은 '액션물'을 표방한다. 영화의 홍보책을 보면 "'영화' 안나는 파리의 톱모델로 위장한 강력한 킬러 '안나'가 살아남기 위해 모든 위협을 제거해 나가는 하드코어 킬링 액션"이라고 소개돼 있다. 하지만 액션 장르 영화라고 하기에는 액션신의 빈도가 적고, 사샤 루스(27)의 액션 연기는 엉성하다. 특히 영화의 뒷부분에서 루스가 선보이는 액션 시퀀스는 슬로 모션으로 보일만큼 느리고 긴장감이 떨어진다.
뤽 베송(60) 감독 만의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쫄깃한 액션 스파이물을 기대하고 영화관에 들어설 관객에게 실망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앞서 뤽 베송 감독은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서사를 여러번 내놓았다. '안나'는 살인병기로 훈련된 전투 실력을 지녔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길을 헤쳐나가기 위해 주로 쓰는 무기는 '미인계'다. 미인계로 남녀 할 것없이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며 자신의 자유를 얻기 위해 이용한다. 이러한 설정이 1990년대 나왔다면 신선했을지 모르지만, 2019년에는 '과거의 것', '고루한 시각'으로 치부된다.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만큼 현 시대에 걸맞은 '캐릭터'를 만들어내야 했지만, 시대 착오적인 캐릭터에 그쳤을 따름이다.
배우들이 남기는 강렬한 인상은 이 작품의 강점이다. 주연 사샤 루스의 카리스마있는 비주얼과 연기는 관객을 압도한다. 샤샤 루스는 영화의 설정처럼 실제 러시아 출신 패션 모델이다. 178㎝ 큰키에 탄탄한 몸매를 자랑한다. 그러면서 독특하면서도 강인한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영화의 '안나' 역할과 놀라운 싱크로율을 보일 수밖에 없다.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신예 스타로 뤽 베송 감독의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안나를 조종하는 KGB의 리더 '올가' 역의 헬렌 미렌(74)도 '걸크러시'를 뿜어낸다. '올가'는 국가와 기관을 위해선 살인 지시도 서슴지 않는 냉혹한 인물이다. 헬렌 미렌은 그런 '올가' 역을 완벽히 소화해낸다. 우아함과 깊이 있는 연기로 정평난 관록의 배우다. '조지 왕의 광기', '칼의 고백'으로 두 번이나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레옹', '제5원소', '니키타' 등을 연출한 뤽 베송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인상적인 액션 시퀀스와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독보적 세계관을 구축해온 액션 영화계의 거장이다. 활력을 잃은 프랑스 영화계에 1983년 '마지막 전투'로 신선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데뷔했다. 작품마다 독창적인 액션 시퀀스는 물론 강렬하고 주체적인 여전사 캐릭터를 탄생시켜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0년작 여성 스파이 영화 '니키타'는 여전히 레전드로 남아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후에 만들어지는 여전사 캐릭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니키타'가 2019년에 다시 개봉한다면 어떨까. 영화 '안나'는 과거 90년대의 감성과 기교에 머무른 채 수십 년 뒤인 2019년에 개봉한 '니키타'의 다운그레이드 버전 정도로 보인다. 28일 개봉, 119분, 15세 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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