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비용항공사들의 사업 환경이 급격히 악화하며 성수기인 3분기에도 전년 대비 실적 개선세가 더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4일 한국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국적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여객수는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성수기 효과에도 불구하고, 일본여행 보이콧에 따른 영향이 8월 실적에서부터 본격화된 셈이다.

일본을 제외한 국제선 여객은 11% 늘었다는 점에서 일본 여행 수요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LCC들의 탑승률은 전년 대비 20%p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합산 일본 노선 운항수는 5% 증가한 반면 여객은 20% 감소했다.

그러나 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은 일본 노선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LCC들은 추석 연휴 이후를 기준으로 일본 노선을 감편할 계획인데, 즉각적인 공급 축소효과는 제한적이므로 9월까지 탑승률과 운임 하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지난달 중순 중국 민항총국은 국내 항공사들에 신규 취항 및 증편, 부정기편 신청 접수를 잠정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민항총국은 일단 10월10일까지 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사유가 명쾌하지 않은 만큼 이같은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부상한다. 여기에 일본 및 중국 노선 확장에 제동이 걸리자 동남아 노선에서 운임 경쟁이 심화활 것이란 관측도 이어진다.

이에 따라 올 3분기는 전통적인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동기 대비 실적 개선세가 더딜 전망이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지난 2분기에도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274억원, 진에어는 266억원, 티웨이항공은 265억원, 에어부산은 219억원 등 분기 영업손실을 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스티브 잡스가 돌아와도 지금 같은 상황은 못 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렵다”며 “일본 불매 운동 등 대외악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단할 수 없으며 일부 지방발 노선 적자도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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