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8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딸의 표창 위조 의혹과 관련해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통화한 것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하야를 불러온 ‘워터게이트 사건’에 비유하며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후보자와 최 총장 간 통화에 대해 “내용을 따지기에 앞서 배우자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있어 핵심적 참고인과 직접 통화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조 후보자는 사퇴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배우자가 통화하고 있으면 통화를 말리는 게 조 후보자가 적어도 후보자로서의 마땅한 몸가짐이었다”며 “후보자가 전화를 받아 한마디 만이라도 한다면 그것 자체가 압박이 되고 강요가 되는 것은 너무나 지당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용을 보면 심지어 증거인멸을 교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게 최 총장의 증언이다. 이 대목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이 기억난다”면서 “닉슨 대통령이 끝내 물러나야 했던 결정적 이유가 녹음테이프 삭제를 시도한 조직적 증거인멸 행위였다. 매우 중차대한 사법방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권 역시 조직적 수사 방해를 하고 있다”며 “(최 총장과) 유시민 전 장관 및 김두관 의원의 통화, 청와대 참모들의 노골적 검찰 공격, 피의자(조 후보자 부인) 변명을 직접 공유하는 정무비서관 등 정권이 집단적으로 탄압의 최면에라도 걸린 것 같다”고 했다.
장고 끝에 조 후보자를 이른바 ‘데스노트’라 불리는 부적격 후보에 올리지 않기로 한 정의당을 향해서도 “결국 정의당에 중요한 것은 정의도 개혁도 아닌 오직 밥그릇이었다”며 “사법개혁이란 허울 좋은 명분과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조 후보자와) 바꿔먹기한 정의당이 스스로를 민심의 데스노트 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비꼬았다.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사퇴는 진영과 이념, 정파의 문제가 아니다. 조국 사퇴는 곧 진실과 양심이고 조국 임명 강행은 곧 거짓과 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만약 조 후보자를 임명하면 민란 수준의 국민 저항이 있을 것이고 한국당은 그 저항에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