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의 조선업 수주량이 4개월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발주량 자체가 급감하며 업황 회복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9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8월 누적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1330만CGT(표준화물 환산톤수)로 1년 전보다 43% 감소했다.금액 기준으로는 32% 줄어든 수준이다. 
8월 한 달만을 대상으로 분석하면 전년 대비 58% 급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조선업 수주 실적 및 고용동향을 분석한 결과, 세계 선박 발주물량 100만CGT 중 한국의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이 73.5%에 달하는 73만5000CGT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물량 3척 중 3척을 모두 가져왔고, 탱커는 14척 중 13척(LNG 연료추진선 10척 포함)을 수주했다.
수주 금액도 한국은 지난달 성과에 힘입어 올 1~8월까지 113억달러(약 13조5000억원)를 기록해 중국 109억3000만달러를 제치고 1위를 회복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올 들어 8월까지 세계에서 발주한 LNG 운반선 27척 중 24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7척 중 10척의 건조계약을 따내는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주도했다. 중국, 일본 등의 자국 발주와 수주 물량을 제외하면 세계 발주 물량의 대부분을 한국이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발주량 자체가 절반 가까이 감소하며 연초 세웠던 올해 목표 수주량 달성은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가 지난달까지 체결한 선박 건조 계약 실적은 모두 121억8900만 달러로 작년 대비 21.3% 감소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개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는 수주 실적이 40.5% 급감하며 연간 수주목표인 159억 달러의 31.4%에 그쳤다.
그나마 삼성중공업이 목표 78억 달러의 54%를 달성해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절반을 넘겼다. 대우조선해양은 36%의 수주율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발주량 자체가 급감하며 조선 3사 전반적으로 상반기 수주 실적은 저조했다”면서도 “하반기 들어 협상이 예정돼 있는 프로젝트가 여럿 있어 연간 수주 목표 달성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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