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아 선감학원 아동 피해자협의회 김영배 회장을 비롯 회원 10여 명은 지난 추석 전날인 12일 선감학원 아동 희생자 묘지가 있는 단원구 선감동 산37-1번지 묘역에서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차려놓고 눈물어린 성묘를 했다.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성묘에는 대추, 밤, 배, 사과, 바나나, 귤, 북어포, 나물류, 유과류, 부침 튀김류, 과자류, 백숙통닭, 기정떡, 삶은 달걀 등 준비한 차례음식으로 차례상을 차리고 국가 폭력에 의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동료들의 넋을 추모하며 축문을 읽고 큰절을 올린 후 지난 여름 태풍에 묘소들이 무너지지 않았는지, 야생동물들의 피해는 없는지 두루두루 묘소 주변을 살폈다.
또한, 안산지역사연구모임 회원들은 이날 “선감도 소년들이여 어머니 기다리시는 집으로 밀물치듯 돌아들 가소서”, “이름도 없는 어린 원혼이여 천년을 두고 울어 주리라”의 글귀가 적힌 추모 현수막을 묘소 주변에 부착하고 선감학원 아동 피해 생존자들과 아픔을 함께하며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선감학원 묘역은 아무도 돌봐줄 사람 없는 무연고 분묘로 그동안 풀과 잡목들이 무성해도 그대로 방치 되고 있어 추석 명절이면 선감학원 아동 피해자 동료들이 묘소를 찾아와 잡초를 제거하고 묘소 주변을 정리하며 구슬땀을 흘렸는데 최근에는 안산시에서 말끔하게 벌초를 해주고 있다.
선감학원은 일제 강점기인 1942년부터 해방 후인 1982년 까지 부랑아와 걸인이란 명목 등으로 거리를 배회하던 8세~18세 까지의 아동ㆍ청소년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다 강제노역과 군사훈련 등 인권유린을 자행했던 곳으로, 당시 선감학원생들은 영양실조로 죽거나, 매 맞아 죽거나, 탈출하다 물에 빠져 목숨을 잃은 어린 아동들이 약 150 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현재 선감묘역에 집단 암매장 돼있다.
객원기자 이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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