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첫 발생지인 파주시 연다산동 양돈농장의 감염 과정이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특히 최근 북한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에서의 유입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군 당국은 “접경지역 방역 경계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며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26일 육군 1군단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지난 24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멸하고, ASF가 북한 전역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내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 경기 파주시와 연천군, 김포시 등 북한 인접지역에서 잇달아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국내 유입경로가 미궁에 빠진 상태에서 이 같은 확산 소식이 전해지자 파주 1차 발생농장의 감염원이 북한에서 유입된 멧돼지에 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 17일 경기 파주시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첫 확진농가가 발생한 뒤 연접한 연천군과 김포시에서도 확진 판정이 나오자 일각에서 임진강을 통한 전파 가능성을 제기돼 하천수 오염 검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파주와 연천지역 군사경계선 경계와 방역 차단을 담당한 육군 1군단은 한마디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하반기 들어 철책 근처에서 발견된 멧돼지조차 없는데 유독 접경지역에서만 ASF가 발생하면서 오해를 사게 됐기 때문이다.

국내 첫 ASF 발생지인 파주시 연다산동은 지리적으로 인근 지역과 단절돼 있어 멧돼지가 북한지역에서 최소 2~3㎞를 헤엄쳐 오지 않는 이상 접근이 힘든 곳이다.

강변에는 군의 철책이 설치돼 있고 강변과 내륙지역 사이에 자유로까지 있어 멧돼지가 운정신도시 인근에 있는 연다산동까지 접근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군 철책을 통한 북한 멧돼지 남하 역시 이중 철책에 지면 밑에는 철책과 연결된 콘트리트가 묻혀 있어 가능성이 희박하다.

북한에서 발원한 하천을 통한 전파도 의심됐지만, 하천마다 수문이 설치돼 있어 멧돼지 통과가 불가능하고 하천 역시 오염의 흔적이 없었다.

1군단 관계자는 “지난 6월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 강화가 이뤄진 뒤 철책이 뚫리거나 야생멧돼지가 철책 인근에 접근한 적은 없다”며 “철책에 접근하는 동물은 센서와 CCTV로 다 잡아낼 수 있고, 북한과 연결된 하천 수문 역시 절대 멧돼지가 통과할 수 없는 형태”라고 주장했다.

또 “ASF 방역 정책 때문에 철책 부근에 멧돼지가 발견되면 모두 보고해야 하는데 현재까지 보고된 멧돼지조차 없다”며 “방역 경계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계속 접경지역에서 ASF가 발생하다 보니 우리도 조금 난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파주 = 신민하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