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청장과 계양경찰서장이 제13호 태풍 ‘링링’의 한반도 북상이 예고된 지난 6일밤 술을 겸한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당시 인천시와 인천경찰청이 태풍 피해에 대비한 비상근무에 돌입한 상황이어서 이 간담회가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계양구와 계양서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박형우 계양구청장과 국장급 간부, 김철우 계양경찰서장과 과장급 간부 등 10여 명이 계양구의 한 고깃집에서 2~3시간 가량 술을 마시며 간담회를 가졌다.
이 간담회에 참여한 이들은 술도 함께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마신 술 과 음식 비용 50여 만원은 계양구에서 모두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간담회는 태풍 ‘링링’이 수도권 지역을 관통할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따라 정부부처를 비롯해 전 기관이 강풍과 집중호우에 대비한 비상근무 중인 상황에서 진행됐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를 가동했다. 인천시는 비상근무 체계에 돌입 했고, 인천경찰청은 인천대교와 영종대교의 긴급 차량통행 제한을 추진했다. 
특히 박남춘 인천시장 등 대부분의 자치단체장들은 태풍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 대기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계양구에서는 태풍으로 인해 면적 약 30㏊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는 등 약 1억7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양구는 이 간담회가 내년도 치안과 교통시설 예산을 편성하기 위한 자리였다는 입장이다.
계양구 관계자는 “예산편성과 관련해 간담회 일정을 조율해왔다”며 “한차례 연기됐고 더 이상 연기하기 어려워 경찰 협조를 얻기 위해 간담회를 가졌다“고 해명했다.
구청 안팎에서는 태풍 피해가 예견된 상황에서 예산 편성 명목이라고는 하지만 태풍의 북상으로 전 국민이 불안해 떨고 있을때 식사만으로 충분히 협업을 논의 할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술 잔을 주고 받으며 이 같은 행동을 할 수 있겠느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인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공직 기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기관장들 간의 술자리 간담회가 적절했는지 의문”이라며 “관련 기관장은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 = 김민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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