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초저가 전략을 앞세운 ‘물 전쟁’에 돌입하자 생수시장 1위 ‘제주 삼다수’도 할인 대열에 뛰어들었다.

대형마트들의 물전쟁은 이커머스의 성장에 빼앗긴 고객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오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그러나 제조사들 입장에서도 ℓ당 100선 대형마트 PB(자체제작상품)와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오리온과 LG생활건강도 생수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어 그야말로 생수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전통강자 삼다수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주 삼다수’ 유통·판매권을 가진 광동제약은 이달 들어 편의점 4사에서 1+1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삼다수가 편의점 1+1행사 품목에 들어간 건 이례적이다. 삼다수 사상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물 전쟁에 따른 위기감이 크다는 얘기다.

광동제약은 앞서 지난 8월 편의점에서 2+1 행사를 진행했다. 이때가 사실상 첫 할인 행사다. 그러나 2+1에 비해 1+1 행사는 매출 파급력이 커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한 강력한 조치라는 게 유통업계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다수는 브랜드 파워에 있어 밀리진 않았는데 최근 경쟁사와 대형마트에서 공격적으로 할인행사에 들어가다 보니 점유율이 빠지고 있는 걸로 보인다. 점유율 상승에는 1+1만큼 효과적인 프로모션은 없다”면서 “다만 10월 이후에도 행사를 이어 가느냐 하는 게 고민 지점일 것”이라고 전했다.

삼다수의 올해 시장점유율(8월 누계·닐슨 기준)은 올해 37.8%로 여전히 1위다. 이어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와 농심‘백산수’가 2, 3위다.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최근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5년 45.1%, 2016년 41.5%, 2017년 40.2%를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40%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2월 삼다수 점유율은 역대 최저인 34.8%로 집계됐다.

이 같은 점유율 하락에는 지난해 삼다수 생산공장 근로자 사망 사건으로 인한 1개월 여간의 생산 중단과 국내 PB제품의 잇단 출시 및 치열한 마케팅 등이 복합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일각에서는 이번 삼다수의 이례적 할인 행사가 재고 물량 소진 차원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년 판매량을 기준으로 올해 취수량을 정한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기온이 높지 않아 소비가 예전보다 줄고, 기존 생수들도 행사를 상시적으로 진행해 삼다수 재고가 지난해보다 많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제주도 개발공사측은 1+1 행사와 관련해 “잘 하지 않은 프로모션은 맞다”면서도 “특별한 이슈가 있는 건 아니고 경기침체와 저물가를 반영한 조치이자 소비자 감사 및 신뢰회복 차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거나 판매량이 줄지는 않았는데 저가 PB제품이 많이 나오면서 삼다수가 상대적으로 (시중 유통물량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것 일 수 있다”고 했다.

대형마트에서의 물전쟁은 보다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3사가 각각 ‘이마트 국민 워터’ ‘온리 프라이스 미네랄 워터’ ‘바른 샘물’을 초저가 대표 상품으로 내걸었다.

이마트의 2ℓ짜리 국민워터는 병당 313원으로 유명 생수 제품 대비 최대 68% 저렴하다. 롯데마트의 생수는 1ℓ당 137원선이다.

생수 제조사 간 점유율 쟁탈전도 치열하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 시장은 1조1524억원 규모다. 4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시장이 커지자 점유율 2, 3위인 롯데칠성음료와 농심은 편의점 행사를 상시로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삼다수의 품질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올해는 다른 물과의 경쟁에서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점유율보다는 연구시설 강화에 초점을 맞춰 품질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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