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없는 땅, 미움과 증오가 없는 땅에서 못다 이룬 소원 이루시길 바랍니다”
여주시가 하동에 위치한 양섬에 한국전쟁 전후 여주지역 민간희생자 위령비를 건립하고 합동위령제를 갖는 등 이들에 대한 추모행사를 갖기로 했다. 민간인희생자 추모비 건립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시는 12일 정병두 여주시유족회장을 비롯한 민간인희생자 유족, 이항진 시장, 유필선 의회의장 및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위령비 제막 및 합동위령제를 갖고 이들을 추모했다. 식전행사로는 해원굿이 펼쳐지고 여주학생들은 ‘임정의 불꽃’ 뮤지컬을 공연했다. 특히 이날 행사를 위해 미국에서 온 민간인희생자 유족인 오레곤주 전 상원의원 임용근 씨 내외와 오레곤주 한인회 이사장인 김병직 씨가 각각 참석하기도 했다. 
정병두 유족회장은 “우리 사회가 진실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밝히는데 안전하지 못했으며 지난 70년은 정말 힘겨웠다”며 “이제 더이상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고 양섬 같은 아픈 역사의 현장에서 평화와 통일의 싹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항진 시장은 “억울한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해 당시의 상황들을 채록하고 역사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합동위령제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들이 난사한 총탄에 의해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은 여정수 씨(금사면 전북리·81세)가 당시 상황을 담은 ‘어머님 전상서’를 낭독해 분위기를 숙연하게 했으며 희생자 특별법 제정과 추모공원 조성, 국가 추념일 제정 등의 내용이 담긴 유족결의문도 낭독됐다. 
이날 양섬에서 제막된 위령비는 조각가 강신영 씨의 작품으로 작품명은 ‘평화의 눈물’이다. 이 작품은 당신 비극적으로 희생된 수많은 분들의 피눈물이 모여 하나의 큰 눈물이 되고 이제는 모든 아픔을 감싸고 화해와 용서를 바라는 평화의 마음이 담겨있다. 
여주 = 함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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