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가 ‘밀실행정’ 등의 비판을 받으며 추진해 온 신규 버스면허 발급이 수개월 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인근 고양시와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파주시는 정책표류 등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난을 자처하고 있다.
14일 고양시와 파주시 등에 따르면 김포시로부터 면허를 발급 받은 S여객은 지난 4월 말 파주시에 시내버스 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했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업체는 버스 30대 이상을 확보해야만 시내버스 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
이에 따라 이 업체는 일산과 행신 등을 거치는 2000번 버스노선을 28대에서 16대로 감차 운행을 했다.
S여객은 감차운행으로 확보한 12대와 18대를 추가해 파주시에 운정신도시~덕이지구~일산동구청을 경유하는 38㎞ 구간, 일반 시내버스 노선과 파주 운정~고양 킨텍스~서울 광화문을 오가는 92.4㎞ 구간 직행좌석 등 2개 노선을 시에 제안했다.
노선이 경유하는 고양시는 대중교통이 취약한 덕이지구~킨텍스 구간 주민들의 불편이 해소될 것을 기대하고 노선신설을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파주시의 신규면허 추진정책이 표류하면서 고양시는 서울을 오가는 2000번 버스도 줄고 덕이지구~킨텍스 구간 주민들은 기대감만 높인 꼴이 됐다.
지역 정치인들은 2000번 버스를 불법으로 감차운행 해 온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경기도에 감사를 청구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S여객은 감차운행 허가기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28대가 아닌 18~20대 가량을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면허 발급을 추진하면서 두달 여 동안 비밀리에 부쳐 ‘밀실행정’ 논란을 빚은 파주시는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며 당장이라도 면허 신규 발급을 추진했지만 현재까지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파주시가 신중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고양시를 거쳐 가는 노선이 하루 빨리 운행이 돼야 하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야 그에 맞는 대책을 세울 수 있지 않겠느냐”며 “고양시로서는 행신동 주민들의 불만도, 킨텍스와 덕이지구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어 차선책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노선신설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고 이를 반대하는 의견도 각각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현안이 많아 지난 7월 이후 진전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시와 의견조율도 계획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뚜렷한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입장도 아닌 상황이어서 큰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다”며 “현재로서는 검토를 중단했지만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시민의 편의를 위한 정책방향을 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파주 = 신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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