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와 GS25가 뭇매를 맞고 있다.

유니클로는 겨울 신상품 대형 프로모션 광고를 진행했다 ‘위안부 조롱’ 논란을 빚었고, GS25는 ‘필스너우르겔’ 할인 행사로 불매 대상으로 지목됐다.

두 회사는 각각 광고와 할인행사를 즉각 중단했지만 매출 회복과 재고 소진을 노리는 꼼수를 펴다 자충수에 빠진 형국이다.

유니클로와 GS25는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고 일본 불매운동은 다시 동력을 얻고 있다.

유니클로와 일본 맥주는 불매운동의 대표 품목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판매 재개나 매출 추이 등에 관심이 높은데도 국내 소비자들의 감수성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다.

유니클로는 불매운동 여파로 최근 4곳 매장을 폐쇄하는 등 영업난을 겪었지만 겨울 시즌을 앞두고 대형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히트텍’ ‘플리스(후리스)’ ‘경량 패딩’ 등 계절 인기 아이템을 파격 할인해 7~9월 매출 급락을 만회해보겠다는 의도였으나 TV광고가 문제가 됐다.

유니클로는 지난 15일부터 새로운 TV광고인 ‘유니클로 후리스:러브 앤 후리스’편을 국내에 방영했다. 15초 분량의 광고에서 98세 할머니와 13세 패션 디자이너 소녀의 대화가 문제가 됐는데, 한국 광고에만 ‘과거’가 ‘80년전’이라는 문구로 바뀌었다. 80년 전은 1939년 일제강점기 시기로, 일본이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한국인의 강제진용을 본격화한 시기다. 때문에 유니클로가 한국인을 의도적으로 조롱하기 위해 해당 문구를 삽입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니클로는 의도성을 부인하면서도 광고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광고 진행을 중단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유니클로 퇴출운동’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지난 20일 오후 2~4시 사이 찾은 서울시내 유니클로 매장 3곳(여의도 ifc몰점,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롯데몰 김포공항점)은 주말인데도 한산했다.

최근 유니클로가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 매장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는 추세였으나 광고가 진행된 직후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날 매장에는 10~20대와 50대 이후 중년층 몇몇이 들렀지만 대부분이 ‘아이쇼핑’만 했다. 피팅룸과 계산대에는 직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매장 직원들도 긴장감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광고 논란 직후부터 이날까지 방문자수 추이에 대해 묻자 “답하기 곤란하다. ‘본사에 문의하라’고 답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다만 온라인 몰에는 일부 제품이 품절되기도 했다. 계절적 수요가 있고 신제품에다 높은 할인율이 적용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통가에서는 유니클로가 ‘샤이 유니클로족’을 염두에 두고 이번 할인행사 물량의 10분의 1을 온라인에 배치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그러나 이번 광고 논란으로 인해 온라인 물량의 5분의 1도 팔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체 80% 이상이 재고로 남게 된다.

온라인몰에서 ‘조롱 광고’와 관련한 댓글도 올라왔다.

상품평은 구매 후 상품의 질과 사이즈에 대한 댓글이 일반적인데 이번 광고후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해? 괜히 샀어 후회해’라는 글이 달렸다.

GS25는 ‘필스너우르겔’ 등 아사히계 맥주 할인행사로 후폭풍을 맞았다.

GS25는 이달 수입맥주 할인 행사에 필스너우르겔 등 아사히 맥주 소유 제품 8종을 추가했다.

논란의 핵심은 GS25가 8월 이후 수입맥주 할인행사에서 일본기업 연관 제품을 자체적으로 제외했는데, 재고가 쌓이자 일본 기업 소유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GS가 ‘애국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도 일본제품이라는 인식이 낮은 맥주를 판매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GS25는 문제가 되자 17일 12시 긴급 공지를 띄우고 행사를 취소했다. 회사는 행사 품목을 입력하는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GS25 관계자는 “전산 상에서 행사 품목을 복사해 붙이기하는 과정서 오류를 범했는데, 단순 실수이지만 곧바로 알아차리지 못해 1박2일간 매장에 풀렸고, 인지 후 곧바로 행사 취소를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와 편의점주들의 해석은 이와 다르다.

일반적으로 월별 행사에는 전월 말에 품목을 지정하고 초부터 행사를 진행하는데, 주 중반에 품목이 추가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어서, 의도가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편의점주들도 ‘의도된 (재고소진 가능성) 떠보기’ ‘MD들이 합의해야 행사 품목이 되는데 실수란건 이해할 수 없다’ ‘실수? GS실망스럽다’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편의점주는 “본사에 재고 소진 방안에 대해 문의했더니 답변을 찾는 중이라는 답을 받았다”면서 이번 행사와의 연관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종혁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