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시가 지난 17일 파주, 18일 연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가축방역차량과 축협공동방제단을 활용, 돼지농가 및 축산관련 시설을 중점 소독하고 있다.

 

치사율이 100%에 이르러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후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그 사이 방역을 위해 살처분된 돼지가 32만마리를 넘어섰다.

살처분된 돼지는 땅에 묻는 대신 공업용 원료나 퇴비 등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가축 전염병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방식이 방역상 안전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30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ASF 예방을 위해 살처분된 돼지는 고온에서 가열 처리해 바이러스를 소멸시키는 작업, 일명 ‘랜더링’(Rendering) 처리한 후 공업용 원료나 퇴비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처리된 잔재물 중 유지(기름)는 바이오 디젤, 바이오 가스 등 공업용 원료로 만들고 육골분(가축 뼈가 붙은 고기 조각이나 부스러기 등을 말려 빻은 가루)은 소각 처리하거나 바이러스 검사를 거쳐 퇴비화하는 식이다.

예컨대 경기 연천군에서 살처분된 돼지 사체는 포천시에 소재한 공장으로 옮겨져 랜더링된다.

농식품부는 랜더링 처리장에 가축방역관 2명을 상주 시켜 랜더링 처리와 소독 조치 등 전 과정을 지도·감독하게 하고 있다. 사체 운반 차량은 적재 완료 후 내·외부를 소독하고 랜더링 처리장 입구에 도착한 후에도 동일한 소독 조치를 취한다. 방역 차량이 운반 차량 앞뒤에 붙어 소독하며 이동하고, 거점소독시설에 들러 소독 후 필증을 받으며, 랜더링 업체 입구에 설치된 소독 시설에서 다시 소독한 후 처리장에 진입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작업자가 처리장을 벗어날 때는 모든 의복과 신발 등을 충분히 소독하고 온몸을 목욕해야 한다.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ASF 방역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살처분 가축의 랜더링 과정에서 방역 조치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며 “가축방역관은 전 과정을 철저히 감독하고 운반 차량과 작업자에 대한 소독과 교차 오염 방지를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또 “작업자가 최소 10일간 축사, 도축장 등 가축과 접촉할 수 있는 장소를 출입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지역 축제, 행사 등 모임이 많은 가을철 방역 조치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당부도 더했다.

이 차관은 “많은 사람과 차량이 모이는 만큼 양돈 관계자는 참석을 자제하라”며 “축제 또는 행사 시에도 차량 소독시설과 발판소독조같은 소독 시설을 구비해 출입 차량과 사람에 대해 철저히 소독하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에서 첫 발생한 ASF는 현재까지 양돈 농가에서 14회, 야생 멧돼지에서 16회 검출됐다. 지난 9일 이후 사육 돼지에서는 추가 발생이 없었고, 경기 연천군·파주시, 강원 철원군 등 야생에서만 지속해서 발견되고 있는 중이다.

접경지 주변 발생 농가를 기점으로 살처분 대상에 오른 돼지 수는 32만323마리까지 늘어났다. 인천 강화군과 경기 파주시, 김포시 등에선 모두 완료됐고, 연천군과 강원 철원·고성군(남방한계선 10㎞ 이내)에서도 수매 후 남은 돼지에 대한 살처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지난 29일 기준 ㎏당 2823원으로 전일보다 1.9% 소폭 올랐다. 그러나 1년 전과 비교하면 27.8%나 낮은 수준이다. 소매 가격(냉장 삼겹살)은 ㎏당 1만7690원으로 전일 대비 0.2%, 1년 전 대비 12.6% 하락했다.

연천 = 신민하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