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예금은행의 예금·대출금리가 모두 상승 전환했다. 기준금리 인하기인데도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데에 따른 것이다. 사상 첫 2%대로 내려앉았던 가계대출 금리는 다시 3%대로 올라섰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약 1년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9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는 3.02%로 전월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한 달 전 연 2.92%로 사상 첫 2%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3%대로 올라간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51%로 역대 최저 수준(2.47%)에서 한 달 만에 0.04%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0월(3.31%) 이후 11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도 3.63%에서 3.86%로 0.23%포인트 올랐고, 보증대출 금리(3.20%)도 0.25%포인트 뛰었다. 소액대출 금리(4.35%), 예·적금담보대출 금리(3.08%), 집단대출 금리(2.88%) 등도 줄줄이 올라갔다.

기업대출 금리도 0.1%포인트 오른 3.42%를 기록했다. 특히 은행들의 고금리 기업대출 취급 비중이 확대되면서 대기업대출 금리가 전월 3.11%에서 3.30%로 0.19%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대출 금리도 0.05%포인트 오른 3.50%로 집계됐다. 가계와 기업을 합한 전체 대출평균금리는 3.31%로 한 달 전보다 0.12%포인트 올랐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는데도 대출금리가 오른건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1.54%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상승했고, 은행채(AAA) 1년물과 5년물 금리도 0.14%포인트, 0.17%포인트씩 상승했다. 이로 인해 주로 장기물 금리에 연동된 대출금리 오름폭이 크게 나타난 것이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를 부추기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미·중 무역분쟁,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일시적으로 해소된 가운데 국내 채권 수급 요인까지 더해졌다. 정부의 국채발행 확대 계획, 20조원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등으로 채권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통상 채권 공급량이 늘어나면 시장가격 하락(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지속 떨어졌던 시장금리가 일시적으로 되돌려진 영향도 있다. 한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시장금리가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예금금리도 함께 올랐다. 저축성수신 평균 금리는 1.57%로 전월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전월보다 0.03%포인트 오른 1.64%를 나타냈다. 정기적금 금리는 1.86%로 0.05%포인트 올랐다. CD 등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1.56%로 0.07%포인트 상승했다.

대출금리에 비해서는 예금금리 오름폭이 덜한 영향으로 예대금리차는 1.74%포인트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확대됐다. 지난 5월(1.75%포인트) 이후 4개월 만에 최대폭이었다. 은행들의 수익과 연관된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21%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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