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상위 20%의 아파트 전셋값과 최하위 20%간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아파트 전세가격은 올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일부 지역 고가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불안이 나타난 결과다. 다만 당분간 경기나 정책 등 다양한 변수가 많고 내년에도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아 전셋값이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내기는 어려운 시장 환경이라는 분석이 많다.
5일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 5분위 배율은 10월 기준 7.7배로 전월(7.6배)보다 0.1배포인트 확대됐다.
5분위 배율은 5분위 계층(최상위 20%)의 평균 집값을 1분위(최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값을 말하는데, 대표적인 자산 불평등 지표다. 5분위 배율의 확대는 집값 분포의 불균등 정도가 더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1월 7.6배에서 지난 3월 7.5배로 격차를 좁혔고, 이같은 안정세는 올해 6월까지 유지됐다.
하지만 지난 7월 들어 7.6배로 다시 격차를 벌리기 시작해, 10월에는 올 들어 최대 격차인 7.7배까지 벌어졌다. 표본집단이 달라져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이는 지난해 12월(7.8배) 이후 가장 편차가 큰 것이다.
아파트 전셋값 격차가 벌어진 가장 주된 요인은 서울 지역 고가 아파트값 상승세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올해 아파트값 상승분이 전세시장으로 슬쩍 전가되고 있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거주 선호지역의 재건축과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내며 4개월 연속 올랐다. 5분위(최상위 20%) 아파트값은 10월 기준 평균 8억3640만원으로, 지난 6월(8억2479만원) 대비 1.4% 올랐다. 같은 기간 4분위(상위 20%)는 0.3% 올랐으나 이에 미치지 못했고 ▲3분위(중위 20%) -0.2% ▲2분위(하위 20%) -0.9% ▲1분위(최하위 20%) -1.8%등은 여전히 하락 중이다.
고가 아파트값의 상승세는 전셋값을 밀어 올리는 형국이다. 같은 기간 5분위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4억7512만원에서 4억7965만원으로 1.0% 상승해, 전셋값 안정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4분위(0.1%)와 함께 동반 상승했다. 오름폭도 4분위(0.1%)에 비해 큰 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 고가 아파트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가파른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전세가격도 따라 올라가는 경향이 커서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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