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국제결혼한 부부가 낳은 아이가 6년째 줄고 있다. 다문화 가정 역시 저(低)출산이 만연한 한국 내 분위기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출생아가 감소하는 속도는 한국인 가정보다는 느리다. 이에 전체 출생아 중에서 다문화 가정에 속한 출생아의 비중이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를 보면 지난해 다문화 가정 출생아 수는 1만8079명으로 1년 전(1만8440명)보다 361명(-2.0%)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8년부터 따져 보면 다문화 출생아는 2012년까지 꾸준히 늘다 이때부터 6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출생아는 32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8.7% 주저앉았다. 이에 비하면 다문화 부모가 낳은 출생아의 감소폭은 작은 편이다. 이에 전체 출생아 중에서 다문화 가정 내 출생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5.5%로 1년 전(5.2%)보다 0.3%포인트(p) 올랐다. 2009~2016년 내내 4%대에 머물던 이 수치는 2017년 처음으로 5%를 넘은 뒤 지난해에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문화 혼인 건수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 연속 줄면서 이 같은 결과를 나타냈다고 통계 당국은 분석한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출생은 혼인에 후행하기 때문에 혼인이 줄면 일정 시차를 두고 출생도 감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아이의 모(母)가 외국인이거나 귀화자(귀화 이전 출신 국적 기준)인 경우가 전체의 84.1%였다. 출신 국가별로 나눠 보면 베트남(35.6%)과 중국(20.8%)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밖에 필리핀(6.9%), 캄보디아(4.1%), 일본(3.8%), 태국(2.4%) 등이 뒤를 이었다. 태국(0.6%p)의 경우 베트남(0.9%p)과 함께 전년 대비 비중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귀화자를 제외한 외국인 아내가 출산한 건수는 1만1357건으로 전체의 62.8%를 차지했지만, 비중은 2016년(64.1%), 2017년(63.6%)에 이어 3년째 줄어들고 있다. 반면 귀화자가 아이를 낳은 경우는 3959건으로 전년 대비 2.4%(91건) 증가했다. 비중 역시 21.9%로 전년(21.0%)보다 0.9%p 올랐다. 결혼 이민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와 귀화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지면서 귀화자의 출산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통계청은 파악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에서 아이를 낳는 평균 연령은 30.4세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첫째 아이를 낳을 땐 29.5세, 둘째 아이는 31.2세, 셋째 아이 이상은 32.6세다. 모두 전년 대비 상승했다. 모(母)가 외국인이거나 귀화자인 경우는 각각 28.7세, 30.6세, 32.2세로 소폭 낮아지지만, 한국인인 경우는 33.1세, 34.8세, 36.3세로 높아진다. 다문화 가정 중에서도 모(母)가 한국인일 때 아이를 더 늦게 낳는다는 얘기다.

다문화 출생을 모(母)의 연령별로 나눠 보면 30~34세에서 32.5%로 가장 많다. 25~29세(28.7%), 35~39세(17.3%), 20~24세(16.8%)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외국인이나 귀화자가 낳은 경우는 25~29세(31.1%), 30~34세(30.9%)인 경우가 비중이 높았다. 모(母)가 한국인인 경우는 30~34세(40.6%), 35~39세(34.1%)가 높았고, 30대 초반 이하와 달리 30대 후반 이상에서 비중이 상승세를 보였다.

결혼 생활을 시작해서 출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3.5년이었다. 첫째아이가 2.3년, 둘째아이가 4.7년, 셋째아이 이상이 6.5년으로 각각 조사됐다. 첫째 아이 출산까지 지속한 결혼 생활이 2년 미만인 경우가 62.4%로 가장 비중이 높았지만, 1년 전(65.2%)과 비교하면 2.5%p 하락했다. 반면 출산까지 2~3년, 4~5년 또는 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의 비중이 소폭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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