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도시’ 지향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경기 용인시의 독서마라톤에서 김영인(46·죽전동·한국엠에스디동물약품(주)수의사)씨 가족이 9개월 동안 무려 844권의 책을 읽어 단체 부문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부인 백지원(전직 교사)씨와 태경(초교 6년)·규민(초교 4년)군 등 가족 4명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평균 1인당 211권씩을 읽은 셈이다.
용인시가 지난 2017년부터 시행해 올해 3회째인 독서마라톤대회는 스스로 정한 목표를 달성하고 독후감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읽은 책 1쪽을 2m로 환산해 5㎞의 걷기코스, 10㎞의 단축코스, 21.1㎞의 하프코스, 42.195㎞의 풀코스 등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김씨 가족이 읽은 책을 마라톤으로 환산하면 무려 16만6096km에 이른다. 이들은 틈만 나면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왔다. 주말이면 예외 없이 죽전도서관으로 가족 나들이를 한다.
김씨는 “모바일폰에 빠져 있던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려고 부부가 먼저 책을 손에 잡았다. 자연스레 책을 읽게 된 자녀들이 이제 책벌레가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여름방학동안 집중적으로 책을 함께 읽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독서분야가 한 곳에 치우치지 않도록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읽도록 지도했다.
개인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신승환(동백초 4)군이 혼자 읽은 책은 488권으로 마라톤 9만9746km 분량이다. 신 군은 1학년 때부터 학교도서관에 거의 살다시피하면서 1주일에 2~3권의 책을 쉬지 않고 읽었다.
어머니 조애란(44)씨는 “승환이가 만화를 좋아했다. 그래서 책을 3권 읽어야 만화를 한 권 볼 수 있도록 권했더니 책을 읽는 습관이 몸에 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독도서관을 자주 이용하지만 용인시내에는 마을도서관이 많이 있어 책을 빌리기가 쉬운 편이라고도 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독서마라톤 대회 시상식에는 지난해보다 839명 늘어난 2721명의 시민이 참가해 3만여 권의 책을 읽은 것으로 시는 집계했다.
수상자를 포함한 682명의 완주자에게는 용인시장 직인이 찍힌 인증서를 발급하고 공공도서관 도서대출 신청권수를 7권에서 14권으로, 대출기간은 14일에서 30일로 각각 늘려주는 혜택을 준다.
백군기 시장은 “독서의 계절을 맞아 시민들이 책읽는 습관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넓힐 수 있도록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계속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용인 = 장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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