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이 1년새 20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진으로 가게 사정이 나빠져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지만, 빚으로 연명하는 자영업자도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까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어 빚 부실화 우려도 제기된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기업대출 중 자영업자들이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 9월말 기준 33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달(309조1000억원)보다 23조2000억원(7.5%) 증가했다. 1년 전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9.5%)과 비교하면 둔화하긴 했으나 같은 기간 가계부채 증가율(4.9%)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 5곳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237조4274억원)은 한 달 전보다 2조198억원 늘어났다. 올들어 1조원대 안팎의 증가세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8월(2조909억원) 이후 1년2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규모를 보인 것이다.
공식 통계는 아니지만 자영업자가 빌린 가계대출까지 더해 한은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 1분기 기준 636조4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후 불어난 대출액을 감안하면 현재 자영업자 대출은 660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자영업자 수가 꾸준히 줄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비임금근로·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올 8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566만2000명으로 지난해 8월(568만1000명)보다 1만9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을 닫는 자영업자는 자영업자 대로, 대출은 대출대로 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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