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20일 미국의 과도한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와 관련, 우리 측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3박5일간의 일정으로 방미길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단과 만나 방미길에 오르는 각오를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번에 3당 원내대표들이 미국 의회를 방문하고자 한다”며 “최근 한미 양국의 공동 관심사가 되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미국 의회 측에 우리 국회의 의견을 전달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동맹의 굳건한 정신에 기반해 양국이 서로 존중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함으로써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위비 협상 과정이 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에서 외교적 노력을 하고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서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의회 차원에서의 외교가 국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나 원내대표도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 어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파행을 이뤘다”며 “저는 한미동맹이 최대의 위기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방미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반드시 한미동맹의 존립과 발전을 위한 협상이 돼야 할 것”이라며 “결국 한미동맹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서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합리적으로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이 튼튼한 것이 대한민국 국익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익에도 매우 도움이 되고 중요하다는 점을 전달하겠다”며 “여러가지 외교 안보의 어려운 부분을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풀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이 나 원내대표를 향해 “국민의 의견보다 한미동맹 우선하는 나 대표님 자격 없습니다” “미국에 가지 마십쇼. 미국 편만 들거면 가지 마십쇼” “방위비 분담금 인상, 국민 96%가 반대합니다”라고 외치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오 원내대표는 “미국 측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3당 원내대표가 미국 길에 오르는 마음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무엇보다도 외교안보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여야가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야당의 원내대표가 아닌 여당의 원내대표라는 마음으로 협상, 또 의회 외교에 임하겠다”며 “우리 당은 ‘한미동맹은 더욱 튼튼히, 방위비 분담금은 더욱 공정하게’라는 기본적인 원칙으로 의회 외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특히 “한미동맹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이익으로 환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한미동맹 갈등을 일으키고 양국의 이익에 서로 해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 국민의 우려를 반드시 전달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단 여야가 미국에 공정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촉구하겠다는 데에는 한 목소리를 냈지만,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방미 과정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한다면 국회에서 동의해줄 수 없다는 민주당과 달리 한국당은 한미동맹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같은 입장차에 여야는 공정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도 채택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여야 3당 원내대표는 3박5일간 미국에 머물면서 미국 의회 및 정부 주요 인사들과 두루 만날 예정이다.
이들은 우선 상원에서는 찰스 그래슬리 임시의장(공화당)과 코리 가드너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 위원장(공화당)을 만날 계획이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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