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임기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내년 1월말 새 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NH농협은행장 등 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CEO) 연임을 결정하는 임원추천위원회가 15일 첫 회의를 여는 등 거대조직 농협의 대규모 인사가 시작됐다.
농협 시·도 지역본부장과 NH농협은행 시·도 영업본부장 및 시군 지부장의 인사도 맞물려 있어 대상자는 물론 임직원들이 벌써부터 술렁거리고 있다. 홍경래 화성시지부장, 남궁관철 NH농협은행경기영업부장 등 2명 정도의 도내 시군지부장급이 본부 부장 전출을 희망하는 등 인사교류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농협전체 경제사업의 25% 이상을 점유하는 데다가 NH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의 여·수신 규모 또한 전국 최상위권이어서 차기 본부장을 누가 맡을지 늘 관심이 뜨거운 지역이다. 
    
◇중앙회 부장 4명, 경기지역본부 1명 등 5명 거론
경기농협은 남창현 농협경기지역본부장과 권준학 NH농협은행경기영업본부장의 2년 임기만료로 올해 말 동시에 두 자리가 비게 된다.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중앙회 쪽에서 금융지주의 김장섭 경영지원부장(여주), 수탁업무센터장 이석용 부장(파주), 서국동 상호금융대체투자부장(대구), 농협경제지주에서는 축협중앙회 출신의 김경수 축산유통부장(수원)이다. 지역에서는 정용왕 농협경기지역본부 부본부장(화성)이 물망에 오르고 있으며 정용왕, 서국동, 김경수씨 등은 경기지역에서만 25년 이상 근무했다. 

◇‘투톱’ 조합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 
경기본부장과 영업본부장의 두 자리 중 일반적으로 농협본부장을 우위에 두는 분위기다. 그래서 영업본부장이 농협본부장으로 옮기는 사례들이 있어 왔다. 그러나 2017년에 이어 이번에도 두 사람 모두 동시에 자리를 내줘야 한다. 이에 따라 중앙에서 두 자리를 모두 차지하느냐, 지역에서 한 자리를 맡아야 하느냐의 고민이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인지 2017년 인사에서도 권준학 금융지주 개인고객부장이 중앙에서 경기영업본부장으로 내려왔고, 남창현 경기영업부장이 두 단계를 뛰어 농협경기본부장으로 자체 승진한 사례도 있어 예측을 불허한다. 
경제와 금융 직렬은 서로 교류가 가능하기에 긍융지주에서 농협본부장으로, 경제지주에서 농협은행영업본부장으로 갈 수는 있다. 본부장 거론 대상자의 소속은 금융이 3인(김장섭 이석용 서국동), 경제는 2인(김경수 정용왕)이다. 따라서 중앙과 지역의 안배는 물론 금융과 경제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금융과 경제에서 한 명씩을 발탁할지도 이번 본부장 인사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연령의 관행, 이번에도 유지될까 
농협의 지역본부장 인사 때면 늘 나이를 따지는 것이 관례처럼 돼 왔다. 2년의 임기를 맞추기 위한 편의주의에서다. 이번에 떠나는 남 본부장과 권 영업본부장은 모두 1963년생이다. 이번에 거명되는 인사 중에도 3명이 1965년생이며 다른 연도 출생자는 아예 관심 밖에 두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농협 내부에서는 한꺼번에 두 명의 본부장이 취임했다가 2년 뒤 동시에 이임하는 것은 업무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편의를 위해 나이를 인위적으로 맞추는 것이 오히려 조직을 안정시키지 못한다는 여론이다. 이 때문에 두 본부장의 나이를 서로 다르게 해야 조직의 연속성이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두 명의 본부장 가운데 1965년생을 임명하고 다른 본부장은 1964년이나 1966년생을 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칼자루는 중앙에 있다 
내년 총선 출마를 결심하고 출판기념회까지 개최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최근 ‘인사에 크게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와 금융지주 모두를 장악하고 있는 김 회장의 의중은 여전히 막강하다. 이번 경기농협 ‘투톱’ 인사에서 김 회장과 경기영업본부장 출신인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이러한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욱이 2년 간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연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연임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어 두 사람의 포석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황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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