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고등학교 학생들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들의 합숙소로 쓰였던 ‘미쓰비시 줄사택’ 철거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부평구에 제출했다.
26일 부평구에 따르면 인천고 2학년 김다준, 함지환, 한동구 등 3명은 지난 12일 ‘미쓰비지 줄사택’의 보존을 요청하는 입장문을 이 학교 학생 519명의 서명과 함께 차준택 인천 부평구청장에게 전달했다.
앞서 김다준 군 등 30여명은 학교에서 진행했던 답사프로그램으로 부평의 ‘미쓰비시 줄사택’과 ‘부평공원을 다녀온 뒤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가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까워 학교에서 캠페인 ‘수탈당한 청춘’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달 24~25일 아침 등교시간에 함께 답사했던 친구들과 강제동원의 역사를 기억하자는 캠페인 활동과 서명운동도 전개했다. 서명에는 ‘미쓰비시 줄사택’의 철거를 막고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기념관이나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유지시켜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들은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면서 ‘미쓰비시 줄사택’이 보존돼야 하는 이유가 더욱 명확해 졌다”면서 “‘미쓰비시 줄사택’은 강제동원 된 조선인 노동자들의 ‘수탈당한 청춘’의 증거다. 이러한 곳을 철거한다면 우리는 미래에 아픈 역사를 잊을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를 배우고, 현재를 살며, 미래를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미쓰비시 줄사택’을 통해 일제강점기의 강제동원과 수탈을 기억하며 다시는 이러한 일을 겪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근처에 위치한 부평공원에도 ‘부평공원강제징용노동자상’이 있지만 역사에 관심이 없다면 혹은 ‘부평공원’의 역사를 모른다면 못보고 지나칠 것”이라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미쓰비시 줄사택’ 관련 기념관 또는 역사관을 건립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부평동에는 미쓰비시 줄사택 9개 동이 있었으나 이 중 3개 동은 주민 공동이용시설과 행정복지센터를 짓기 위해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2차례에 걸쳐 이미 철거됐다.
부평구는 나머지 6개 동 가운데 내년 철거를 앞둔 4개 동에 대해서는 기록화 보고서를 남겨 추후 다른 장소에서 복원한다는 계획이며 마지막 남게되는 2개 동 처리방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부평구 = 김민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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