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관문’ 인천국제공항의 화려한 조경은 국제적으로 유명하다. 조경이 워낙 빼어난 탓에 심어진 꽃들과 나무들이 모두 조화일 것이라는 오해를 받을 정도다. 하지만 공항에서 조경으로 사용되는 식물 95% 이상이 생화로 사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명성을 얻기까지 수많은 식물의 희생이 있었고, 이들을 돌보는 식물병원의 노력이 있었다. 
15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곳에 식재되는 조경규모는 한 해 약 13억원으로, 꽃으로 환산하면 30만5410본에 해당된다.
그런데 인천공항은 바다를 메꾼 간척지 위에 건설된 탓에 땅에 염분이 많고, 해풍도 많이 불어 식물이 자라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공항 터미널은 식물이 잘 자랄만한 수분과 조도가 충분히 주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인천공항에는 식물들을 회복하고 치료해주는 대형 온실이 있다. 이곳은 대형 식물원을 방불케 하지만 일반인의 출입은 엄격히 제한된다.
이곳 온실에는 하루 20만명이 오가는 인천공항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뽐내다가 시간이 지나면 시들해지는 꽃과 나무들을 이곳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한다. 또 이곳에서 회복된 식물들은 다양한 이벤트에 다시 사용되는 일종의 식물병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인천공항에는 제1여객터미널과 제2터미널을 담당하는 제1보육온실과 제2온실 두 곳이 각각 운영되고 있으며, 열대식물들도 키울수 있는 맞춤형 온실은 오는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 12일 찾은 제2보육온실에는 호접란 외 80여종 7600본의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특히 연말연시를 맞아 직원들은 트리등에 장식할 포인세치아와 아젤리아의 상태를 체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곳의 면적은 2148.80㎡(약 650평)로 마치 대형 식물원을 방불케 했다. 총 3동으로 나눠진 온실에는 1동은 초화, 2동과 3동은 교목이 자라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김정태 인천공항공사 조경팀 차장은 이곳을 대형 식물병원이라고 소개했다.
김 차장은 “이곳에서 자란 초화화 수목들은 가장 화려한 모습을 뽐낼때 인천공항 터미널로 옮겨지게 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 시들어질때 다시 이곳으로 옮겨와 아름다운 꽃을 다시 필수 있도록 휴식과 치료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의 식물들은 모두 습성이 다르고 좋아하는 기온도 다르기 때문에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곳의 온도는 평균 28도, 습도는 48%를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대부분의 나무들은 빛을 많이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자연채광 시설도 인상적이었다.
자연채광과 다채로운 문화공연이 어우러지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노드(Node) 지역에서는 벌써 겨울 분위기 연출이 한창이었다. 인디언 텐트를 중심으로 각가지의 소나무들과 꽃들이 멋스럽게 연출돼가고 있었다.
이곳의 연출을 담당한 김지현 공사 조경팀 대리는 “조경 연출은 외부에서 제안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내부에서 설계를 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나무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오로라를 천장에 연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벤트 기간까지 꽃의 상태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인천공항에서는 조경 기능사와 기사 등의 자격을 갖춘 전문인력 80여명이 온실과 공항에 심어진 수목 등을 조경설계에 맞게 배치하고 전문적으로 초화와 수목 등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특히 대형 온실에는 각각 3명의 전문인력이 상주해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봄·가을에 인천공항 하늘정원(3만6000㎡)에 유채꽃과 개나리를 심어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곳은 공항 활주로 하단에 자리한 유휴부지로서 염분이 가득해 사실상 버려진 땅이었다.
그러나 공사가 이곳에 생육이 좋은 개나리와 유채꽃 재배에 성공하면서 시민들에게 매년 개방하고 있다. 이곳은 전국에서 항공기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명소로도 유명하다.
김민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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