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치다 적발된 ‘현대판 장발장’ 부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면서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인천시 중구의 마트에서 아버지 A(34)씨와 아들 B(12)군이 굶주림을 참지 못해 우유와 사과 등 식료품 약 1만원어치를 훔쳤다. 이를 본 마트 직원은 A씨 등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할 당시 A씨 등은 마트 직원 등 피해자에게 잘못을 빌고 있는 상황이었다.
출동한 이재익 인천 중부경찰서 경위는 “아버지는 몸을 벌벌 떨고 땀을 흘리면서 계속 용서해달라고 하고 있었고, 기초생활 수급자로 선정이 돼 있지만 네가족이 생계를 유지하기 상당히 힘든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버지 A씨는 당뇨병과 갑상선 등 지병을 앓고 있어 범행 당시 땀을 심하게 흘리며 몸을 떨고 있었다. A씨는 건강문제로 6개월전 택시기사를 그만두고 어머니와 두 아들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며 아내와는 이혼한 상태였다.
딱한 사정을 들은 마트 주인은 선처를 부탁했고 경찰은 A씨 등을 훈방조치했다.
마트 주인은 “나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라며 “고발이 아니라 선도하는 차원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경위는 “요즘 세상에 밥 굶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눈물을 보이며 A씨 부자를 식당으로 데려가 국밥을 사줬고, 현장에서 사정을 들은 시민은 음식점까지 따라가 A씨에게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재빨리 사라졌다.
경찰은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아버지의 일자리를 알선하고 아들은 무료 급식 카드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마트는 생필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위는 “언론에 보도된 이후 주변에서 A씨에게 일자리를 주선해주겠다는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고, A씨의 근로의지도 매우 강했다”면서 “몸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근로 조건 등 자신에 맞는 직장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 보좌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인천 장발장 부자’ 사연을 언급하며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복지제도를 통해 이들을 지원할 방법을 강구해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흔쾌히 용서해 준 마트 주인, 부자를 돌려보내기 전 국밥을 사주며 눈물을 흘린 경찰관, 이어진 시민들의 온정은 우리 사회가 희망이 있는 따뜻한 사회라는 것을 보여웠다”면서 “모두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인천 = 김민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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