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겨울이 왔고
골목길에 쌓인 눈
대설주의보  발령
동해안 지역 눈 폭탄
폭격 받은 시장통
온통 하얀 눈

계집을 버리고 새끼 버린 사내 주정
사내 내 차고 자식 버린 계집 주사
쌓인 눈 마냥
알콜로 한나절을 토해 놓고
쌓인 눈에게 푸념이다
왜 눈이 이다지 오냐

붉은 벽돌집 2층 처마 밑 고드름
하루도 기다리지 않고 키워내고 있다
죽을 힘 다해 치워 보지만
그래도 쌓이는
헛되이 헛된 일들
민들레 싹 틔울 여백도 없었다.
어서 봄이 왔으면

이제 더 바랄 건 없는 사내
더 이상 내려 설 곳 없는 계집
맨손으로 살아 온 날들이 아닌가
사랑은 언제쯤 언어인가
흐린 날  하늘을 바라보니 쌓이는 눈
대설주의보 이제야 알겠거니
그래도 사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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