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조화造花가 생화生花 같다. 뉴스도 가짜가 판을 치고 사람도 사람답지 않은 사람이 득실거린다. 온통 가짜 세상 같다.              
도심 속 아담한 한 주택으로 들어서자 현관 앞에 때 아닌 개나리가 길게 늘어진 가지 사이로 노란 꽃송이를 달고 손짓을 했다.
그것을 보는 순간 이른 봄인가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개나리가 피는 계절도 날씨도 아니었다.
그 아름다운 개나리 옆엔 봉숭아가 탐스러운 꽃잎을 살랑살랑 열여덟 처녀의 물찬 엉덩이 흔들 듯 스치는 바람 따라 춤을 추고 그 속을 벌들이 깊숙이 파고들어 입맞춤을 한다. 그런데 벌들은 개나리를 보고도 본체만체했다. 왠지 벌들이 모여들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 손으로 만져 보고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 보았다.
눈으로는 알 수 없었다. 만져보니 매끄러운 것이 촉감이 다르고 냄새가 없었다. 그래서 벌들이 얼씬도 하지 않았다. 벌들이 봉숭아 꽃 주변을 윙윙 부지런히 오가면서 개나리꽃은 거들 떠 보지도 않은 이유였다. 꽃도 벌도 진짜 아닌 가짜였다.
몇 년 전부터 진짜가 아닌 가짜 꽃, 가짜 인간을 비롯한 뉴스까지도 가짜가 판을 친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은 흙냄새를 맡고 흙을 밟고 살아야 정신건강은 물론 육체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한다. 반면 흙냄새를 맡지 못하고 흙을 밟지 못하면 환장을 하고 발가락이 굽고 다리에 힘이 없어 비틀거리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산업화로 인구집중현상이 나타나고 도심 내 모든 흙과 도로를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덮어씌우고 건물을 높이 올려 고층에서 생활 그래서 흙을 밟지 못하고 냄새를 맡지 못하고 산다. 그렇다보니 정신과 육체가 비정상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다.
인간이란 남을 의식하고, 주의를 살필 줄 알고, 언행일치는 물론 정의롭고 정직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인간이라기보다 인간의 탈을 쓴 괴물이다. 흙과 먼 생활을 해서인지 요즘 그런 괴물이 많은 세상이 돼버렸다.
국내외적으로 사람의 탈을 쓴 비정상적인 인간들 때문에 세상이 온통 어수선하다. 안타까운 것은 서로가 서로를 가짜라 하니 누가 진짜고 누가 가짜인지 구분 할 수 없다.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변화 때문에 세상이 가뜩이나 뒤숭숭하고, 신종박테리아가 기승을 부려 인간들의 삶이 말이 아니다.
그런 가운데 정치인들의 지나친 집단이기주의로 진짜가 아닌 가짜가 바글바글 들끓는 세상이 됐다.
정부에는 행정자치부를 비롯한 부처가 있다. 부처 중 장관은 국무총리가 추천 대통령이 임명을 한다.
그 임명을 하는 절차 중에 국회가 인사청문회라는 과정을 통해 장관으로서 적합성여부를 검증 대통령에게 검증결과를 통보하면 대통령은 그것을 참고로 임명한다.
그 과정에서 최근 후보자 한 사람을 두고 정치권을 비롯한 국민이 양분 계속 경쟁적으로 집회를 하는 등 혼란이 야기됐다.
혼란을 야기 시킨 그 중심에 진짜와 가짜가 자리를 하고 있다. 위조니 변조니 탈법이니 그 진부를 놓고 설왕설래다.
지금 매사가 그렇다.
조용한 정의가 극성인 불의에 묻혀 혼란스럽다.
정치지도자들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며 수선을 떨지만, 그 속내를 드려다 보면 국민과 국가를 위하는 것 뒷전이고 당론이니 계파니 하며 국가와 국민보다는 당리당략, 사리사욕에 매몰돼 있다.
다시 말해 진짜 같은 가짜 정치인이 목소리만 키우고 국민들은 큰 목소리에 휘둘러 어리둥절하며 마약에 중독된 듯 이성을 잃고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어쩌면 그것이 인간의 삶인 듯, 가야할 길인 듯싶다. 내로남불 그것은 정의가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가짜가 판을 치는 세상이 돼서는 안 된다. 바른 사회를 위해서는 가짜가 진실을 토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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