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고 안 나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작정한 듯 세워보는 예리한 날
허공 가르며 달려와
나무의 침묵 앞에 항쟁합니다
부러지는 칼날
젖은 가지 태연합니다
조각난 칼들의 파편만 질펀합니다
가지에 닿는 순간 오금 저린 탓일까요
무수한 칼날
사냥감 찾는 하이에나처럼
허공 장악합니다
올 때는 모릅니다
와 봐야 압니다
막다른 세상
처음부터 살의는 없었습니다
벗은 나무 꿈쩍도 않고
찍어대는 칼날만 자꾸 부러집니다
, 부끄럽습니다
쳐다보는 눈길 어찌합니까
베란다 창 안으로 비수 하나
깊숙이 내리 꽂습니다

 

[약력]
 
고안나
 
2010년 <부산시인>, <시에> 등단
시집 ‘양파의 눈물’
시낭송집(cd) ‘추억으로 가는 길’
2017년 ‘중국 도라지 해외문학상’ 수상
2018년 ‘한중 문화예술교류공헌상’ 수상
2018년 '한국을 빛낸 한국인 대상수상(방송,신문기자가 선정한 시낭송가상)
2019년 '경기문창문학상' 수상
2019년 '시인마을문학상' 수상 
2019년 '한국사회를 빛낸 충효대상 <시부문 대상> 수상
2019년 '백두산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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