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는 성탄절인 25일에도 계속됐다. 여야는 사흘째 필리버스터 대치 정국을 이어가게 됐다. 
크리스마스 새벽을 연 첫 필리버스터 주자는 전날인 24일 오후 8시31분부터 이날 0시12분까지 3시간41분간 발언한 전희경 한국당 의원이었다. 이후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마이크를 넘겨받아 오전 2시6분까지 1시간52분간 토론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고(故) 노회찬 의원이 과거 연설에서 거론했던 청소미화원들이 새벽에 타는 ‘6411 버스’를 언급하며 “우리가 왜 선거법을 개정해야 하는지가 노회찬 정신에 있다. 6411초 동안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먼저 선언했다.
그는 “패스트트랙은 자유한국당의 자업자득이다. 이 사태의 책임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있다. 이 상황에서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지지층을 결집해 총선을 돌파할 생각만 하는 게 황 대표”라며 야유하는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여기서 소리치면 뭐하나. 황 대표에게 말하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다음 순서로 박대출 한국당 의원이 오전 2시10분부터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그는 오전 8시까지 무려 5시간50분간 발언을 하며 공직선거법 개정안 관련 필리버스터의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오전 6시50분께는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기도 했다.
박 의원은 문희상 의장을 비판하며 “30여년 전부터 뵀다. 김대중 총재 당시 새정치국민회의에서 청년 조직을 이끌고 계셨는데 별명이 장비였다”며 “합리적인 성품을 가진 분으로 알았다. 그런데 어느 날 장비가 동탁이 됐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의회주의를 짓밟은 쿠데타의 주모자”라고 공격했다.
그는 조국 사태와 관련한 신조어들을 언급하며 “조국 탓을 야당만 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 다 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오전 8시2분부터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마이크를 받았다. 홍 의원은 도중에 “11시까지 하겠다. 우리 당 의원님들은 3시간 안팎, 한국당 의원님들은 4시간 안팎으로 하는 것 같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는 “어제 유시민 이사장이 알릴레오를 통해, 노무현재단 계좌를 검찰이 봤다고 공개했다. 경제 범죄도 아닌데 계좌를 왜 보느냐”며 “이것이 검찰권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도 “죄가 있는지 없는지는 사법부가 판단할 것이다. 불구속 수사가 원칙인데 (검찰은) 망신주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하루빨리 남북 관계에 돌아와줄 것을 소망한다. 크리스마스에 불필요하게 대결 국면을 끌고 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시한번 대화의 속도를 높여야하고 대화의 문을 닫아선 안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오전 11시2분께 3시간 가량 이어진 발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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