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률은 보험 회사별로 어떻게 다를까. 전문가들은 보험사의 손해율이 하나의 잣대가 될수는 있지만, 연령과 차종 등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 꼼꼼히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5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내년 자동차보험료는 3.8% 내외의 수준에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각 보험사별로 경영 전략과 실적, 손해율 등 상황이 다른 만큼 내년 보험료 인상 폭에도 차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1월 기준 대형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가 100.8%, 현대해상이 100.5%, DB손보가 100.8%, KB손보가 99.6%, 메리츠화재가 95.6%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소형사의 경우 한화손보는 106.5%, 롯데손보는 122.8%, MG손보는 102.1%, 더케이손보는 110.8%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기록했다.
손해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보험료를 높일 유인이 크다는 얘기다.
한 보헙업계 관계자는 “평균 3%대의 인상률이라는 의미는 손해율이 높은 중소형 보험사는 6%를 넘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3분기(1~9월) 손해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조19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7166억원) 급감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자동차보험료는 내년 설날을 지나 1월 말께 인상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위해 보험개발원에 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했지만 이에 대한 결과 회신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전날 기준 모든 손해보험사들은 보험개발원으로부터 보험료율 검증과 관련한 회신을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회신이 오지 않을 것 같다”며 “이에 따라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 폭 확정도 지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보험업계는 내년도 자동차보험료 문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 카드를 꺼내들고 인상폭 최소화에 나서겠다는 움직임을 보이자 당혹스러운 기색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험료 인상 문제와 관련해 “휴대폰 만드는 데 제조원가가 올랐다고 제품 가격을 올리면 안 된다. 소비자가 살 수 있는지 없는지 살펴보고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며 “마찬가지로 보험료도 그대로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제도 개선을 통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손해보험사들에게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결정하는 데 있어 향후 진행될 자동차보험 관련 제도 개선 효과를 선반영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자동차보험 관련 제도 개선은 음주운전 사고부담금 인상,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심사 기구 신설, 이륜차보험의 본인부담금 신설 등이다.
다만 당국은 최근 이와 관련해 “자동차보험료는 원칙적으로 시장 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사항”이라며 “또한 금융당국이 관계부처와 준비 중인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방안의 내용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평균 인상률이 낮다고 자신의 보험료도 많이 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해선 안된다”며 “연령과 차종 등에 따라 보험사의 가격 정책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인상률이 높은 보험사라도, 자신들의 `빅데이타’에 근거해 특정 나이와 차종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료를 책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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