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광업·제조업의 산업 집중도가 소폭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광업·제조업 전체에서 대규모 기업(대기업) 집단 소속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간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7년 기준 시장 구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7년 광업·제조업 조사 자료 등을 기초로 작성됐다.
문재호 공정위 시장구조개선과장은 “공정위가 이 조사에 착수한 지난 3월에는 2017년 자료가 최신이었다”면서 “공정위의 시장 구조개선 조사는 근거 자료와 발표 시점 간 괴리가 다소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광업·제조업 산업 집중도는 41.8%(단순 평균 기준)로 전년 42.1% 대비 소폭 하락했다. 단 광업·제조업 출하액(매출액)을 가중치로 산정한 가중 평균 기준으로는 50.6%로 나타나 전년 49.8% 대비 약간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문 과장은 “반도체 가격 및 유가가 올라 반도체·정유 기업의 출하액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총출하액이 30조원을 넘는 대규모 산업 중에서는 반도체·정유의 집중도가 각각 99.2%·70.8%로 높게 나타났다.
출하액 기준 상위 10대 기업이 전체 광업·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8%, 50대 기업은 40.8%, 100대 기업은 46.3%, 200대 기업은 51.6%다.
대규모 기업 집단이 전체 광업·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출하액 기준으로 46.9%다. 대기업 계열사가 전체 광업·제조업 출하액의 절반가량을 담당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년 45.7% 대비 1.2%p 상승했다. 부가가치 기준으로는 대규모 기업 집단 비중이 45.6%로 전년 43.4% 대비 2.2%p 상승했다.
반면 대규모 기업 집단 종사자 수는 54만9000명으로 전체 종사자 수 296만6000명의 18.5%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문 과장은 “대기업이 주로 대규모 장치 산업 등에 진출해 고용 창출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대규모 기업 집단의 출하액 비중은 지난 2012년부터, 종사자 수 비중은 2014년부터 하락하다가 2017년 들어 소폭 상승했다. 이 또한 반도체·정유 기업의 출하액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2017년 기준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은 46개로 지난 2015년 58개 대비 12개 감소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한국의 산업 구조에서 독·과점 현상이 대폭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통계청이 조사의 기초가 되는 ‘표준 산업 분류’를 개편한 데 따른 여파기 때문이다.
문 과장은 “2017년 기준 독·과점 구조 산업은 6개가 새로 포함되고 18개가 제외됐는데, 이 18개 중 13개는 통계청의 표준 산업 분류 개편으로 인해 비슷한 다른 산업과 통합돼 사라졌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이 자료를 독·과점 시장 구조개선 시책 마련과 사건 처리 계획 수립 등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이 자료를 오는 2020년 구축 예정인 공정위 통계 포털 시스템 등에 올려 연구 목적으로도 쓰일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광업·제조업 전체적으로 독·과점 정도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해 더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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