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9일 어린 시절 빈곤 등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하며 성장한 20대 청년 원종건(27)씨를 내년 총선에 나설 인재 2호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만 40세 여성으로 장애를 딛고 일어선 무용수 출신의 최혜영 강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40)를 인재영입 1호로 발표한 데 이어 2호 영입은 장애인 등 소외계층과 청년의 상징성을 가진 ‘이남자’(20대 남성)를 선택한 것이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베이코리아 기업홍보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원씨의 영입식을 개최했다.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해찬 대표는 영입식에서 “원종건님은 언론에서 말하는 ‘이남자’다. 유럽에서는 정치를 20대부터 일찍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서 40대에 국무총리를 하는 사람까지 있다”며 “우리는 그동안 정치를 늦게 하는 경향이 있어서 젊은 사람을 대변할 수 있는 2030이 없었는데 원종건님이 과감하게 도전해주는 것을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정치를 30대에 시작했는데 역시 정치도 일찍 시작해 경험을 쌓으면서 풀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정치는 사회에 대한 열정·책임감과 균형 있는 사고, 역사적으로 보는 통시성, 사회 구조 속에서 보는 공시성 등이 있어야 좋은 정치인으로 커나갈 수 있다. 당에서 서로 대화할 수 있는 멘토로서 (역할을) 잘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원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 2005년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에 각막기증으로 눈을 뜬 어머니와 함께 소개돼 전국의 시청자를 눈물바다로 만든 사연의 주인공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1993년 경기도 안산에서 태어난 원씨는 3살 때 아버지를 간경화로 잃었다. 심장 이상을 안고 태어난 여동생은 태어나자마자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유일한 보호자인 어머니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시청각 중복장애인이다.  
기초생활수급비에 의존해야 할 만큼 어려운 생활형편이었지만 느낌표 방송 이후 각계에서 쏟아진 후원 의사도 사양하고 자신보다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해 어머니와 꾸준한 봉사활동 및 선행을 펼치며 살아왔다고 민주당은 소개했다.
원씨의 어머니 박진숙(57)씨는 지금도 폐지를 수거해 모은 돈을 복지시설에 기부하고 있다. 원씨 역시 지금까지 50 차례 이상 헌혈을 하고 어머니와 함께 사후 장기 기증도 서약했다. 
또 청각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벙어리장갑 호칭 개선 캠페인’도 벌여 ‘엄지장갑’이라는 말이 전파되는 데 공헌했다. 청각장애인과 수어통역사를 연결하는 앱을 기획·개발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2015년 삼성행복대상 청소년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에는 서울시 청년상과 정부에서 수여하는 대한민국 인재상도 받았다. 
2017년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한 원씨는 글로벌기업인 이베이코리아의 사회공헌팀에 입사해 소외계층을 위한 공익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일을 해왔다. 공익 프로젝트로 장애인 인권·처우개선과 소외계층 지원 강화와 관련한 강연 활동도 진행 중이다.
원씨는 인재영입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을 우리 이웃들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정치를 해보려 한다. 큰 담론을 내세우거나 꼭 무엇을 해내겠다고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작지만 실천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 이웃들에게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원씨는 정치를 통해 할 수 있는 작은 일의 한 예로 매년 겨울 지방자치단체에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나눠주는 배추김치를 예로 들었다. 배부른 투정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받는 사람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져준다면 갓김치, 파김치, 물김치 등 더 다양한 방식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게 원씨의 생각이다.
그는 정치도 이와 같다고 봤다. 원씨는 “국민의 입장이 돼서 조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세심하게 배려하면 우리 정치는 많이 바뀔 것”이라며 “양지보다는 그늘, 편한 사람보다는 힘든 사람들, 여유 있는 사람들보다는 어려운 사람들, 한참 앞서가는 사람들보다는 뒤처진 사람들을 보다 따뜻하게 보듬는 일이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청년 정치와 관련해서는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지만 반대로 정치가 청년들에게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청년들이 왜 아픈지, 왜 분노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 듣고 보고 느껴야 하는 것이 먼저다. 이 땅의 청년은 이미 소외계층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히 이 땅의 청년을 대표하지는 못한다. 다만 공감하고 함께할 뿐”이라며 “청년과 함께 아파하는 공감의 정치를 통해 나이로 따지는 세대교체가 아니라 세심한 관심과 사랑으로 바꾸는 진정한 세대교체를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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