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우리 사회의 범죄 발생이 올해보다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경찰은 특히 젠더폭력·학교폭력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는 30일 발표한 '치안전망 2020'을 통해 "오는 2020년에는 절도·폭력 등 주요범죄와 사기, 마약범죄의 증가세가 예상된다"며 "특히 사이버 공간에서의 범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전체적인 범죄가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예측분석 결과에 따르면 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방화 등 강력범죄는 약 9% 감소하는 가운데 절도는 약 6% 증가하고, 폭력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윤창호법 및 올해 제2윤창호법 시행에 따른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와 경찰의 단속 강화로 내년 교통범죄는 올해 대비 약 10%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교통범죄는 2016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화금융사기의 발생건수 및 피해액수는 내년에도 올해에 이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찰은 다만 올해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면서 범죄피해재산의 몰수보전이 가능한 전제범죄 종류가 확대 지정된 만큼 지능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더불어 금융범죄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해외 서버, 대포폰 사용, 인출조직 분업, 철저한 회원관리 등으로 사이버 불법도박의 수법이 점차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사용 환경이 확장되면서 피싱범죄의 지능화도 예상된다. 

경찰은 특히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데이트폭력 등 젠더폭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강조했다. 경찰은 가정폭력 적극 대응 방침을 통해 가정폭력 검거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26.6% 증가, 구속인원은 70.2%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해 1만3981건이던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가 올해 9월30일까지 1만5150건으로 8.4%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성폭력 사건에 적극 대응하고 피해자 보호·지원의 필요성이 늘었다고 판단했다.

학교폭력 피해 설문조사 및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건수에 따르면 학교폭력 역시 증가세 지속이 예상된다. 폭력성·집단성은 완화하는 반면 정서적 폭력으로 그 성격이 바뀌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성폭력 가해학생 검거인원이 전년동기 대비 21.2% 증가하는 등 학교폭력 유형 중 성폭력 증가세가 우려된다.

한편 올해 한·일 갈등, 젠더 이슈, 정치권 갈등 등으로 집회시위가 증가한 가운데 내년 총선을 전후로 집회시위가 더욱 잦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최근 집회시위 소음 규제 강화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는 추세에 발맞춘 대응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치안정책연구소는 경찰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와 이에 따른 경찰의 대응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2012년 이후 매년 치안전망을 발간하고 있다. 치안전망은 연구소 홈페이지(www.psi.go.kr)를 통해 공개된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