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마장의 비리 의혹을 유서에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기수 고(故) 문중원씨의 유가족과 시민대책위원회가 경찰에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문중원 기수 죽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는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문중원 기수 죽음 철저한 수사 촉구, 폭력 진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문 기수의) 죽음 원인을 수사해 제대로 밝히고, 유서에 담긴 마사회 비리를 제대로 파헤치라”고 요구했다.
문 기수의 아버지인 문군옥씨는 “아들 사건을 담당한 경찰서 수사과장이 갑질 의혹을 제보하면 철저하게 수사한다고 해서 기대했었다”면서 “아들이 죽은 지 40일이 지났는데 아무런 결과 발표도 없고 실망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씨는 “(마사회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유서에 등장하는 이들의 통화 내역을 제출받거나 안되면 압수수색이라도 하라고 했다. 그런데 경찰이 영장이 안 나온다며 (유서에 등장하는 비리 의혹자) 5명 중 1명에 대해서만 제출받았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사회가 이번에 이 문제를 고치지 않으면 1년 이내 또 죽음이 나온다고 장담한다”며 “이거는 아들 중원이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민대책위 공동대표 송경용 신부는 “문 기수는 죽은 것이 아니라 죽임을 당한 것”이라며 “이번 상황을 만든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면 죽음의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마사회가 죽였다. 책임자 처벌하라’, ‘유족폭력 시신탈취 폭력 경찰 규탄한다’, ‘마사회 비호하는 폭력경찰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문씨는 “마사회장 면담을 요구하는 며느리를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잡는 경찰의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시민대책위는 지난해 12월21일과 지난 4일 김낙순 마사회장을 만나기 위해 경기 과천시 경마공원을 찾았다. 시민대책위에 따르면 유가족은 김 회장과의 면담을 두 차례 요구했고, 경찰이 이를 제지하면서 충돌이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43분께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으로 이동해 헛상여를 메고 약 900m 떨어진 창성동정부청사 앞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7시께에는 정부서울청사 앞에 마련된 시민분향소 인근에서 문씨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을 요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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