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매수세가 거침없다. 새해 첫 거래일을 제외하고 6거래일 동안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오고 있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1조3014억원을 사들였다. 전 거래일인 10일에도 외국인 투자자는 3809억원 매수우위를 보인 반면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는 각각 261억원, 3631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수급 흐름에 대해 반도체 업황 회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시작된 것으로 보았다.

실제로 이달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이 업종은 전기전자업종이다.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807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전기전자 업종의 수익률은 5.6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1444억원, 314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는 막판에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연간 기준 순매수세로 마감했지만 하반기는 연말 이전까지는 순매도세가 우세했다.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 등이 이어진 이유에서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외국인투자자는 6조2426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새해 들어 국내 증시를 이끌던 반도체 업황의 바닥이 확인되고,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IT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에 외국인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리스크로 인해 외국인은 지난해 하반기 순매도하며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하지만 연말이 되면서 외국인은 순매수로 전환했으며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투자 중심의 차익실현 매물과 예상치 못한 중동발 리스크로 인해 새해 증시 시작은 다소 부진한 모습이지만 외국인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순매수하고 있다"며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 신흥국 중심의 경기 개선 신호,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우려완화 등 펀더멘털과 센티멘트는 바닥을 다지며 반등할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유동성은 확대되는 시점으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 신호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도 특히 외국인의 수급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 수급 추이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상태로 보인다"며 "외국인 수급이 향후에도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출데이터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으로 인한 글로벌 밸류체인 내 한국 비중 확대 여부, 정부 정책으로 인한 하청업체 수혜 정도, 폴더블폰의 시장 내 점유율 상승 여부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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