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고 안 나

이런 날이면
한번쯤 도박을 꿈꾼다
이것이 통한다면 나는,
한세상 몽땅 거머쥘 것이다
이 얄팍한 속셈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 음흉한 계략
나의 몸 슬슬 건드려 본다
이 끝에서 저 끝
실크자락처럼 부드럽게 풀리는 몸
산과 들 몽땅 보쌈하고도 남을 만큼
넉넉하게 풀어헤친 마음
산 하나 훔치고 산 두 개 감추고
언덕 쓸어 담고, 골짜기 봉우리까지
욕망의 끝 보이지 않고
이것저것 막 쓸어 담는 도둑놈 
훅 불면 한 순간 터져버릴 것 같은
욕심 잡아당길 때마다
쭉쭉 찢어지는 살점들
불쑥 얼굴 내미는 산봉우리 쳐다보며
착각 속에 사는 여자가 있다 

고안나 약력
 
1958년 10월 5일
2010년 <부산시인>, <시에> 등단
시집 ‘양파의 눈물’
시낭송집(cd) ‘추억으로 가는 길’
2017년 ‘중국 도라지 해외문학상’ 수상
2018년 ‘한중 문화예술교류공헌상’ 수상
2018년 '한국을 빛낸 한국인 대상수상(방송,신문기자가 선정한 시낭송가상)
2019년 '경기문창문학상' 수상
2019년 '시인마을문학상' 수상 
2019년 '한국사회를 빛낸 충효대상 <시부문 대상> 수상
2019년 '백두산문학상' 수상  

 

정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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